올여름은 유례없는 폭염으로 쪽방촌 주민들이 힘든 나날을 보냈는데요.
이들이 편리하게 생필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온기창고'가 마련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했습니다.
이채원 국민기자>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 주변에 있는 쪽방촌, 작은 쪽방이라 화장실이나 세면실조차 없는데요.
이곳의 쪽방 수는 천 2백여 개, 많은 사람이 하루하루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갑니다.
인터뷰> 쪽방촌 주민
"선풍기를 켜고 있는데 엄청 덥지요. 불편하고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여름 내내 폭염에 시달린 쪽방 주민들의 표정이 다소 밝아졌는데요.
이달 초 문을 연 '온기 창고' 덕분입니다.
후원 물품을 이곳에서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데요.
빵과 생수 등 식품부터 비누와 치약, 칫솔, 그리고 양말과 옷까지 다양한 생활필수품이 진열돼 있는 이곳,
현장음>
"3천 5백 점이고 포인트 계산해 드릴게요."
쪽방 주민들은 부여받은 포인트로 일주일에 2만 5천 점, 한 달에 10만 점 한도 안에서 물품을 직접 가져갈 수 있는데요.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 뒤 후원 물품을 받아야 했던 주민들이 좋아합니다.
인터뷰> 쪽방촌 주민
"여기에 이거 (온기창고가) 생기고 나서는 진짜 좋아요. 금방 갖다 먹는 게 좋잖아요."
그동안 쪽방상담소는 비좁은 공간과 인력 부족으로 후원물품을 날짜를 정해 선착순으로 나눠줬는데요.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힘들었던 노약자나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 이제는 그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됩니다.
현장음>
"선생님, 필요한 거 많이 담으셨네요~"
인터뷰> 쪽방촌 주민
"카드만 찍으면 다 살 수 있으니까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데) 편리하죠. 좋죠."
온기창고는 대형 냉장고와 냉동고도 마련돼 있는 창고형 매장인데요.
서울시와 업무 협약을 맺은 한 편의점 업계가 앞으로 3년 동안 매달 천만 원 상당의 물품 후원을 약속한 상황, 안정적인 운영 기반도 확보됐습니다.
현장음>
“저는 물 하나 주세요~”
“물이요? 저 안에서 달라고 하세요~”
'온기창고'는 쪽방상담소에 등록하고 회원 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매주 사흘간 운영되는 이곳에는 전담 인력 한 명과 공공일자리 참여 주민 두 명이 배치돼 있는데요.
이용자가 하루 평균 300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전익형 / 서울역쪽방상담소 실장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적절하게 가져감으로써 (후원 물품을) 활용하는 법도 배우게 되어서 지금 나름대로 운영하는 데 주민들도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촬영: 최미숙 국민기자)
서울의 쪽방촌은 모두 5곳으로 다음 달에는 다른 한 곳에도 온기창고가 생기는데요.
1년 정도 운영을 해본 뒤 추가 확대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이채원 국민기자
“쪽방촌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는 '온기창고', 힘든 환경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도록 생활 편의시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이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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