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원로 50명] 시국선언
노구를 이끌고 다시 길거리에 나서는 심정으로
참으로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저 강고했던 군사독재 권력을 몰아내고 부마
항쟁과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진 역사 속에서 대
한민국의 미래는 참으로 밝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쳐 참여정부의 시대가 도래하자 이제 더 이상 수구보수의 망나니짓은 보
지 않아도 될 줄 알았다.
그렇게 오랜 세월 참고 또 참아내며 때로는 젊은이들과 어깨를 함께 하며,
때로는 노구를 이끌고 거리에 나서 이뤄낸 민주주의였기에 너무나 소중했
고 너무나 가슴 벅찼다.
때로 말이 빠르고 때로 서툴러 걱정스럽기는 했으나 참여정부가 잘못된 길
로 간다고는 단 한번도 생각지 않았다.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기에 아직은
선뜻 기쁜 속내를 다 털어놓지 못하고 노심초사한 적이 한두 번이었던가.
그러나 작금의 정치현실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반민주세력의 미친 바람을 견뎌가며 머리 희어진 우리 원로들의 가슴을 너
무나 아프게 한다. 너무나 답답하게 한다.
도둑놈이 도둑 잡는 사람을 심판하는 어처구니없는 세상, 차떼기, 책떼기
로 돈을 쓸어담으며 부패한 정치를 해온 장본인들이 깨끗한 정치를 이뤄내
겠다며 다짐하는 사람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사회….
아, 이제 그도 모자라 아예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내겠다고 한다. 대
통령 탄핵이라니! 나라의 안녕도 국민의 걱정도 아랑곳않고 밀어붙이는 그
들의 뱃속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앉았는가. 그 오랜 세월 누려온 권력을 놓
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들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차라리 연민이 느껴
짐은 세월을 살아온 소회라 할건가.
이제 그만두어라! 그리 살아 무덤에 가져갈 것 무엇 있나? 그리 살아 후세
에 무엇을 남기려는가? 권세나 영화란 바람 같은 것. 역사를 두려워하여라.
언제나 그랬듯이 국민들의 형형한 눈은 그대들의 작태를 하나도 빠짐없이
낱낱이 지켜보고 있느니라.
우리 부산지역 원로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발의가 이뤄지고 또 통
과될 경우 다시금 노구를 이끌고 길거리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음을 선언한
다. 2004년 봄빛 찬란한 이 날 부산지역 원로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
가와 민족을 진정으로 생각해달라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충고한다. 윤성
효(cjnews) 기자
옥치율(전 부산교대 총장) 김상찬(부산민자통 상임의장) 김성종(소설가) 도
성(태종사 주지) 배다지(전국연합 전 상임의장) 이병화(신라대 총장) 장종
수(부산팔각회 총재) 허평길(희망연대 상임고문) 장혁표(전 부산대 총장)
원형은(전 부산NCC 회장) 하일민(전 민주교수협의회 의장) 이규정(신라
대 명예교수) 정재양(미주 개혁국민연합 부산본부 상임의장) 김홍주(재야
원로) 조현종(재야원로) 최우식(재야원로) 김현영 이만석 엄종섭 진무룡 이
영만 오해석 이상선 김영길 구연철 한창우 최상기 박재수 송광수 안재원 정
인수 정진군 오정희 이강석 등.
[부산 국민, 나아가 경남도 가만있지 않을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