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지혜를 얻는 <책으로 여는 세상> 시간입니다.
네, 오늘도 북칼럼니스트 김성신씨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Q1> 1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부터는 12월,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는데요.
오늘은 어떤 책 소개해 주실 건가요?
A1> 두 분은 ‘연말’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송년회, 크리스마스, 구세군 자선냄비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특히 요맘때면 이웃이나 봉사, 나눔, 사랑 이런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기도 하지요. 많이 달라지긴 했어도 아직까지 ‘봉사’라고 하면 듣기엔 감동적이어도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신종플루로 학교가 집단 휴교를 하면 점심 끼니를 걱정하는 아이들이 아직도 많은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여전히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나눠야 할 이웃들이 많다는 얘기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이 막상 봉사를 실천하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입을 모아 별 거 아니라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준 것보다 훨씬 크고 소중한 것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그런 가슴 따뜻한 에세이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 첫 책은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라는 책인데요. 먼저 화면을 통해 함께 만나보시죠.
Q2> 할머니 의사 선생님의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이 참 마음에 남는데요.
의사 선생님의 회고록 같은 건가요?
A2> 네, 부제가 <6만 입양아의 주치의이자 엄마였던 홀트아동병원 조병국 원장의 50년 의료일기>인데요. 책에 소개된 스물 두 개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1958년부터 50년 동안 홀트아동병원에서 버려진 아이들과 입양아를 위해 진료활동을 펼치면서 겪어 온 이야기들을 사연 위주로 전하고 있는데요. 먹고 살기 힘들던 그 때 그 시절 버려진 뇌성마비 장애아가 의사가 돼서 다시 한국을 찾은 이야기라든가, 부모 때문에 두 다리를 잃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라고 동정했던 아이가 양부모의 사랑과 관심 속에 의족으로나마 정글짐에 오르고, 스케이트를 타게 됐다는 얘기, 여러 번 부모와 양부모에게 버림 받아 마음을 다치며 자랐던 아이가 진정으로 사랑해 주는 새로운 부모를 만나 이제야 두 팔로 엄마를 껴안게 됐다는 얘기까지...요즘 아이들이 들으면 그게 정말 우리나라 얘기냐고 반문할 정도의 옛날이야기들이지만 그저 옛날이야기만은 아닌 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감동이기도 합니다. 이 할머니 의사의 50년 의료일기 속에는 힘들고 어렵던 시절 버림받은 아이들의 슬픈 이야기도 있지만, 그들은 따스하게 보살핀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고 기적이 있고 또 세상은 언제나 따뜻하다는 오래된 진실이 스며있기 때문인데요. 소설가 박완서 선생도 이 수기를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히고 가슴이 짠해지곤 했다고 추천글을 쓰셨던데요. 이제 우리나라도 당당히 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국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야말로 도움을 받던 입장에서 이젠 돕는 나라가 됐는데요.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잊어서도 안 될 과거와 그 속의 따뜻한 이야기들, 이 책을 통해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3> 네, 아이들이나 가족들과 돌려가며 읽어봐도 좋을 책인 것 같네요.
꼭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다음에 소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A3> 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통해 익숙한 한비야씨의 에세이집<그건, 사랑이었네>입니다.
한비야씨는 책을 통해 참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 왔습니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에서는 세계여행가로 여행 경험을 독자들과 나눴었고,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는 국제 구호단체에서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들로 도움이 필요한 세계 곳곳의 실정을 소개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런 열정 때문인지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로 뽑히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이번 책에서는 마치 자기 집으로 독자들을 초대해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면서 서로의 고민을 얘기하듯 맨 얼굴의 한비야를 만나게 해 줍니다. 인생 계획이나 첫사랑 이야기 같은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긴급구호 현장에서 만난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비틀거리는 모습과 진솔한 고민들, 그리고 아무리 현실이 고단해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지구 공통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까지 진솔한 이야기들이 녹아있는데요. 역시 한비야씨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전해지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Q4>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이 도움이 필요한 세계의 이야기 등 밖으로 향한 얘기라면 이번 책은 우리를 향한 책이라면서요?
A4> 네, 저자 서문에 보니까 한비야씨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이메일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동안 책을 통해 보여준 이미지 때문인지 자신의 처지를 응원해 달라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무너지는 자존감에 대한 사연이 대부분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을 전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속마음과 소소한 속사정들까지 털어놓게 됐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게 다 털어놓고 나니 알 수 있었다. 세상과 나를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 보였다. 세상을 향한, 여러분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내 마음 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건, 사랑이었다.‘ 고...
Q5> 네, 소개해 주신 두 권의 에세이가 참 다르지만 통하는 데가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역시 요즘 같은 계절엔 가슴 따뜻한 에세이가 참 읽기 좋은 것 같습니다.
A5> 네, 그래선지 최근 서점가에서는 지금 소개해드린 <그건, 사랑이었네>라든가 법정 스님의 새로 출간된 법문집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나, 지난 2005년에 출간된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같은 책들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밖에도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정한 11월의 읽을만한 책에도 포함됐던 <가장 가난한 아이들의 신부님>이란 책도 50년대에 선교 사제로 우리나라에 오셔서 평생을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해 살다 가신 소 알로이시오 신부님의 생애를 그린 책인데 함께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이웃과 함께 따스한 겨울을 맞을 준비, 책을 통해 마음부터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유익한 책 정보 주신 김성신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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