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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잘못된 믿음의 심리 [문화읽기]

이번 순서는 생활과 문화를 심리로 읽어보는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를 해주실 이철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Q1> 12월이 되고 연말로 접어들면 늘 고개를 드는 사회적 현상이 있는데요, 바로 예언과 그 예언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예언에 대한 믿음이 지나치게 되면 일반적인 사람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 되는데요.

오늘은 이런 ‘광신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신다고요?

A1> 네, 광신도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고, 나와는 당연히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실텐데요. 오늘은 일반적인 이야기로, 어떤 예언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갖게 된 사람이 그 예언이 빗나갔을 때 취하게 되는 행동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Q2> 네, 우리가 기억하는 심각한 예언 소동이 있었죠.

1992년에 있었던 '10·28 휴거 소동'이었는데요.

광적인 신자들의 가정 파탄과 가출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켰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10월 28일은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죠.

당연히 사람들도 그냥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하지만 놀랍게도, 그 때 그 예언을 믿었던 사람들의 상당수가 지금도 그 예언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요?

A2> 네, 그것이 바로 광신도들의 심리의 특징입니다. 자신들이 그토록 믿었던 것이 하루아침에 거짓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그 믿음에 매달리는 것이죠. 신흥 종교, 사이비 종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심리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Q3> 이런 광신의 심리를 잘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 있다고요?

A3> 네, 레이크시티 그룹 사건이라고 하는데요. 레이크시티 그룹사건의 경과는 이렇습니다. 지구밖에 있는 정령들로부터 메시지를 수신하는 여성 교주를 중심으로 하는 리이크시티 그룹이라는 소수파 종교 집단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었죠. 어느 날 교주는 정령으로부터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신도들에 전했습니다. 그것은 “곧 대홍수가 지구를 덮쳐 세계는 멸망하게 되고, 신자들만이 UFO에 의하여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교주는 운명의 날이 올 때까지, 신자들은 되도록이면 신자가 아닌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했다. 또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그날을 기다리도록 신자들에게 교시했습니다. 하지만, 홍수가 올 것이라고 예언된 날 저녁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 때 신자들이 보여준 반응은 어땠을까요? 레이크시티 신자들은 처음에는 예언이 빗나갔다는 사실을 믿으려하지 않았는데, 예언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 단계에 이르니까, 예언이 빗나간 이유를 필사적으로 찾았습니다. 결국엔 “자신들의 독실한 신앙과 기도 때문에 지구는 파괴되지 않았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서로가 위로하며 납득하게 됐죠. 신자들의 신앙은 이후에도 약해지기는커녕 더 강해져서 예언이 빗나간 후에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PR 활동을 벌였다고 합니다.

Q4>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교주를 잡아서 화풀이를 하거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광신의 심리라는 게 참 이해할 수가 없네요.

이런 심리는 어떻게 생겨나게 되는 건가요?

A4> 네, 일단 설명 드리려면 사회심리학의 인지부조화 이론을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인지나 견해가 있으면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불쾌하게 된다. 그 결과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느 한 쪽을 바꾸려한다. 이것인데요, 여기서 인지란 생각이나 믿음으로 보아도 좋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살펴볼까요?

자, 당신이 흡연을 즐기는 애연가라고 칩니다. 어느날 TV 뉴스에서 흡연자의 폐암사망률이 보통 사람의 10배라고 하는 뉴스를 가족과 함께 보게 됐을 경우에 같이 본 가족들이 “거봐, 아빠 담배 끊어야 한다니까”라고 이야기하는 건 당연한데요, 이런 상황에 당신은 어떠한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나는 담배를 피운다”라는 생각과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10배나 높다. 그러니 나도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라는 생각이 서로 모순되어 마음속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 결과로 심리적으로 불쾌한 상태가 유발되고요. 심리적인 불쾌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방법을 취해야 하는데 (1)TV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여 담배를 끊는다, (2)점점 의학이 진보하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한다 (3)“주위사람도 다 괜찮은 데, 무슨 얘기냐, 쓸데없는 소리”라고 정보를 왜곡해버린다 이렇게 3가지가 있습니다. 대다수는 1번보다는 2번 3번을 택하게 됩니다. 왜냐면 생각만 바꾸면 되거든요. 사람이란 존재는 대개 쉬운 쪽을 바꾸는 선택을 하기 마련입니다. 미국의 한 조사에 다르면 “끽연과 암과의 관련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라는 항목에 비흡연자의 10%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흡연자의 경우에는 40%에 달했다고 합니다. 흡연자는 나름대로 심리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이죠.

Q5> 정리를 하자면, 마음 속에서 상반되는 감정이 대립할 경우 인지부조화가 일어나고 그 불쾌감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생각만 바꾸면 되는 쉬운 선택을 하게 된다는 거죠?

마치 이솝우화에 나오는 포도를 따먹고 싶었던 여우 이야기가 떠오르는데요?

A5> 네, 맞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여우는 먹음직한 포도를 따먹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하죠. 하지만 결국 힘만 뺏을 뿐, 도저히 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포기합니다. 그냥 가면 좋을 텐데 자존심이 상한 여우는 “그깟 신포도, 주어도 안 먹는다”라고 한마디 내뱉습니다. 여우의 마음속에서 “포도가 맛있어 보인다”라는 인지와 “온갖 노력을 해도 따먹을 수가 없다”라는 인지는 서로 모순되어서 심리적 불쾌감을 유발했고. 여기서 바꿀 수 있는 것은 “포도가 맛있어 보인다”라는 인지뿐이기 때문에, 결국 포도가 시어 터져 맛없을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게 되는 겁니다. 이게 다 심리적인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서죠.

Q6> 그 여우 참... 한심하다... 생각했었는데 인지부조화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네요.

그렇다면 광신도들의 심리도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보면 그럴 수밖에 없던 선택이었나요?

A6> 네, 그렇습니다.

예언이 빗나가는 순간, “예언이 빗나갔다”라는 인지와 “신앙을 위해 지금까지 수많은 희생을 해왔다”는 서로 모순됩니다. 그러면 심리적으로 불쾌한 상태가 유발되고 어떠한 식으로라도 마음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죠. 광신도들에게 예언이 빗나갔다는 사실이야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것이니까 “신앙을 위해 지금까지 수많은 희생을 해왔다”, 혹은 “나는 예언을 믿고 있었다”라는 인지를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 서로 위로하며 예언이 빗나가게 된 그럴 듯한 이유를 찾아내, 서로가 납득하기도 하고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신자를 획득해서 자신의 신앙을 강고하게 하기도 합니다.

Q7>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행동들인데, 이런 행동을 하는 정도로 광신을 갖게 된다는 것은 뭔가 전제 조건이 있을 것 같은데요?

A7> 네, 우선 신앙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어야 하고요, 신앙과 관련되어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식의 행동을 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교단에 재산을 기부했다든지, 포교활동을 위하여 직장을 그만두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되돌릴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른 사람들인데요 사회심리학의 용어로 말하면 커미트먼트(commitment)를 한 사람들입니다. 커미트먼트란 저지르기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는데요, 이것은 여러 사람 앞에서 공언을 한다든지, 아니면 약속을 하는 식으로 어떤 일과 자기와 대단히 관련이 깊다는 것을 선포하든지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커미트먼트를 하면 자기를 부정하기가 아주 어렵게 됩니다. 앞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혼자 마음속으로 작정했던 경우와 가족들 앞에서 맹세를 했던 경우, 어느 쪽이 거짓말하기가 어려운가를 따져보면 커미트먼트의 효과를 알 수가 있죠. 이러한 커미트먼트의 효과를 알기 때문에 소수파 종교들은 신자들에게 전 재산을 기부할 것을 요구한다든지, 생업을 포기하고 포교활동에 나설 것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들여놓은 돈과 시간이 아까와서라도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건데요, 커미트먼트를 한 신자가 많을수록 그 교단은 어떠한 위기라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한 셈이 됩니다.

네, 커미트먼트를 하게 되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얘기인데요.

사실 광신도의 경우 뿐만이 아니라도 내뱉은 말 때문에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나중에 인지부조화에 휘둘리기 전에 책임지지 못할 커미트먼트는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이 나약해지고 어딘가에 기대고 싶어질 때 광신의 심리에 휘둘리지 않을 방법 뭐가 있을까요?

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 이야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갔는데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생각해보니 누구나 광신도가 될 위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 들려주신 이철우 심리학 박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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