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생활과 문화를 심리로 읽어보는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를 해주실 이철우 박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Q1> 전혀 화를 낼 것처럼 보이지 않는 박사님께서도 가끔은 화를 내시겠죠?
사실 화를 내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오늘은 누구나 낼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고요?
A1> 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감정적으로 미숙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되도록 화를 내지 않고 불만이 있더라도 속으로 삭이는 것이 성숙한 인간의 자세라고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요 사회심리학에서는 화를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Q2> 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보는 건가요?
A2> 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Averill은 화를 “원시적인 반응이나 단순한 공격의 별칭이 아니다. 대인관계에서 행동을 조절하는 데에 소용이 되는 고도로 세련되고 사회적인 의미를 갖는 감정증후군” 이라고 하며 인간관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3> 또, 화를 내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도 많다고요?
A3> 네, 요즘은 “건설적 분노(constructive anger)"라는 개념이 대단히 주목을 받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화를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적절하게 화를 낸다는 것은 사회적 스킬 가운데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의 하나거든요. 아무 때나 내키는 대로 화를 냄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는 없습니다. 모든 기술이 그렇듯이 화를 낸다는 스킬에도 지켜야 할 절차와 순서가 있고 또 금도도 있죠. 이러한 것이 체득될 때 비로소 효과적으로 화를 낸다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Q4> 화를 잘 조절하고 화를 내는 기술을 익히려면 우선은 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A4> 네, 우선 화에 대한 이해 전체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11가지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자, 지금 당신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해봅시다. 그것을 계기로 누군가가 당신 앞에서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보시죠.
그 사람은 과연 왜 화를 내고 있는 것일까요? Averill에 따르면 사람이 화를 내는 동기에는 다음과 같은 11가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동기가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람은 화를 낸다고 합니다.
Q5> 자 그럼 11가지 이유를 하나 하나 살펴볼까요?
A5> 네, 1. 혐오감의 전달
그 사람은 평소 당신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번 실수를 계기로 화를 냄으로써 보통 때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 단순한 앙갚음
그 사람은 당신이 저지른 실수로 자기가 당한 것을 앙갚음하고 싶은 것입니다.
3. 과거의 언동에의 앙갚음
그 사람은 지금의 실수만이 아니라 당신은 이미 잊어먹었을 수도 있는 과거의 언동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또한 당신과는 달리 그 사람은 그것을 가슴속에 품고 있었고, 그것이 이번 계기로 폭발한 것이죠.
4. 관계의 해소
그 사람은 이 실수를 계기로 당신과의 관계를 아예 끊고 싶은 것입니다. 그것을 분노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5. 체면 유지
그 사람은 자신은 그런 실수를 결코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은 당신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당하면 자존심이 상하죠.
6. 자신을 위한 행동의 통제
그 사람은 자기를 위하여 당신의 행동을 바꾸고 싶은 것입니다. 당신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는 한 자기에게도 나쁜 영향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의 행동을 바꾸려는 것입니다
7. 당신을 위한 행동의 통제
그 사람은 당신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당신의 특정한 행동을 바꾸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실수를 거듭하면 당신이 사람 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당신이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따끔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8. 개인적인 기대
그는 화내는 것으로써, 당신에게 어떠한 일을 시키고 싶었습니다.
9. 관계 강화
그는 당신과의 관계를 강하게 하고 싶은 것을 화를 내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0. 책임 회피
당신을 위해 해주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당신의 이번 실수로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 그것으로부터 피하려는 것이죠.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에게 더 이상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11. 울분의 토로
그는 이번 당신이 저지른 실수와는 상관없이 평소의 자신의 욕구불만이나 울분을 토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당하는 입장으로서는 사실 제일 기분이 나쁘죠.
Q6> 이렇게 다양한 화를 내는 유형이 있는데요, 상대방의 유형을 알면 대처하는 방법도 적정하게 대응할 수 있겠네요?
A6> 네, 이처럼 사람이 화를 낸다는 얼핏 단순하게 보이는 행동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화를 낼 때는 저 사람이 우선 왜 화를 내는지를 따져보면서 거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관계의 강화나 개인적인 기대 등으로 자기를 위해서 화를 내고 있는 것이라면 덩달아 화를 낼 필요는 없을 것이고요. 잠자코 들어주는 것으로도 상대방의 화는 곧 풀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내가 저지른 일시적인 실수로 화를 내고 있는 것이라면 진심어린 사과로 그 상황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자신은 이미 잊어버린 과거의 언동이 문제가 되는 듯하면, 이번 기회를 호기로 삼아 오해를 풀 수도 있습니다. 지금 화를 내는 것이 당신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하는 것이라면 자신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고요, 또한 상대방이 평소 자신의 욕구불만이나 울분을 토로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면, 오늘은 좀 재수가 없구나 생각하면 그뿐입니다.
Q7> 이렇게 적절하게 대응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사실 상대방이 화를 내면 덩달아 화를 내게 되거든요.
굉장히 안 좋은 습관이겠죠? 화를 대처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뭘까요?
A7> 네, 가장 어리석고 유치한 행동은 상대방이 화를 낸다고 덩달아 화를 내는 것입니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고, 상대방이 화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쪽에서도 고운 말이 갈리는 전혀 없는데요. 이러다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꼬일 대로 꼬이게 됩니다. 인간관계에서 화를 낸다는 기술만큼이나 상대방의 화를 받아들이는 기술도 대단히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인데요. 효율적으로 화를 내는 기술을 몸에 익히고 싶으면 우선은 화를 받아들이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상대방이 화를 낸다고 발끈해서 덩달아 화를 내는 것은 자기나 상대방 양쪽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화를 내기 전에 상대방이 왜 화를 내는지 그 이유를 반드시 따져보아야 합니다. 물론 사람이란 감정의 동물이라 이것이 말만큼 쉽지만은 않죠.
네, 적절하게 화를 낼 줄 알고 받아들이는 것 참 어려운 일이지만 꼭 필요한 사회적 기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심리 이야기 들려주신 이철우 심리학 박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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