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1일부터 우리나라와 인도 사이에 FTA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 CEPA, 즉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이 발효됐습니다.
네, 현장포커스, 오늘 이 시간에는 인구 12억명의 인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우리 수출 기업들의 모습과, 올해도 가속화되고 있는 정부의 FTA 추진계획을 살펴봅니다.
이해림 기자, 최근에 인도를 종종 '달리는 코끼리'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CEPA 발효,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네, '달리는 코끼리'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경제를 평가하는 말인데요, 한마디로 인도의 경제력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8월7일, 우리나라와 인도가 실질적인 FTA에 해당하는 CEPA 협정문에 정식서명하면서, 거대 인도시장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렸는데요, 정식서명 당시 한·인도 CEPA에 거는 기대감을, 양국 통상장관의 말로 가늠해보겠습니다.
올해부터 협정이 발효됐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에게는 한층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텐데요, 기업들의 현장 분위기 어떻습니까?
네, 인도는 이번 CEPA를 통해 우리에게 매우 파격적인시장 개방을 허용했는데요, 대표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서 철강, 기계, 전자제품 등 우리 수출품 85%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감축되는 만큼, 기업들이 거는 기대도 상당히 큽니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더불어 중소 수출기업들도 인도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
경기도 김포.
철강이나 특수강의 소재로 쓰이는 알루미늄 그래뉼, 쉽게 말해 알루미늄 알갱이를 만드는 중소기업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공장 가동조차 힘들었던 이 업체가, 올 들어서 완전히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돌파구는 바로 인도시장이었는데요, 경제위기 속에서도 큰 충격 없이 연평균 6.7%의 성장률을 견인한 인도의 '철강산업'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2005년 이후, 연평균 12%의 증가세를 보여 온 인도의 철강 소비가 올해는 16%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업체는 올해 수출목표를 50만 달러로 늘려잡았습니다.
지난해 기록한 4만 달러의 10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경복 대표이사 / 제이엠테크
“앞으로 인도가 철강경기가 많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저희는 철강 소재니까 철강 소재의 수요가 많은 인도를 타깃으로 삼을 수 밖에 없었고, 작년부터 시작된겁니다.”
관건은 수출가격인데요.
가격이 가장 중요한 거래조건인 인도시장에서, 7%가 넘는 관세는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한·인도 CEPA 발효로, 높은 관세도 차차 사라질 예정이어서, 가격경쟁력에서도 앞서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경복 대표이사 / 제이엠테크
“7.5% 관세가 점차 줄어드는게, 저희한테는 굉장히 유리하죠, 특히 인도 시장은 가격시장입니다. 그래서 단 1%의 가격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로선 기대하는 게 많죠.”
네, 이렇게 높은 관세장벽이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구요?
그렇습니다.
인도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CEPA 협정이 우리 기업의 인도시장 진출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겁니다.
인도와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인데요, 인도 진출에 성공한 또 다른 벤처기업 사례, 계속해서 보시겠습니다.
신용카드나 휴대폰 등에 들어있는 스마트카드 운영체제 기술.
카드 표면에 붙어있는 금색칩의 운영시스템을 개발한 벤처기업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국민 10명 중 7명이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된 이 기술이, 이제 인도 국민들에게도 보급됩니다.
카드 한 장에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담는 형태입니다.
조정일 대표이사 / 케이비테크놀로지
“사회복지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한테 아이디 카드를 부여하고, 아이디카드 기본에 여러가지 복지 프로그램을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
유럽과 중동, 남미 등 이미 전세계 60개국으로 스마트카드 개발기술을 수출하고 있는 이 업체는, 꼬박 2년을 매달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인도 스마트카드 인증규격을 통과했습니다.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자격 조건을 갖춘 셈인데, 때마침, 한. 인도 CEPA협정 발효로 13%에 달하던 스마트카드의 관세까지 철폐되면서, 역시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습니다.
조정일 대표이사 / 케이비테크놀로지
“인도시장에서 가장 어려움이 가격 경쟁이거든요, 인도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서 가격 경쟁력이 굉장히 심한 시장인데, 그런 면에서 관세 철폐가 된 것은 굉장히 큰 기회요인이 됐다고 보는 거죠, 따라서 저희가 많이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봅니다.”
특히 인도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2003년 말에 2천2백만명에서 2008년에 3억5천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통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여서, 앞으로의 인도 스마트카드 시장 잠재력에 더욱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사실 인도의 IT기술은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업체의 인도 진출은 조금 의외가 아닌가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네, IT 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뱅갈로르에는 실리콘밸리보다 많은 15만명의 IT기술자들이 일할 정도로, 인도의 IT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스마트카드 분야는 예외에 속합니다.
기술력이 차이가 나는 데다 반도체 회사와의 협력이 필수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이 업체가,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많았습니다.
인도 시장에 대한 이해, 또 산업동향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성공적인 인도진출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군요.
자, 그렇다면 인도의 가장 큰 매력, 어디에 있을까요?
12억명의 인구 대국, 그리고 이제 막 경제개발이 시작돼서 향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데요,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
인구 12억명의 거대 시장.
최근 연평균 8% 이상의 경이적인 경제성장.
구매력 평가 기준 세계 4위.
골드만삭스는 30년 후,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과 함께 세계 2위의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특히 아직은 철저한 가격중심의 시장이지만,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상류층을 겨냥한 고급 소비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우리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문석 뉴델리센터장 / 코트라
“4-5억 에 달하게 될 중산층을 겨냥한 제품, 품질을 갖춘, 품질이 좋은 적정한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진출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우리의 경쟁국보다 먼저 협상을 타결지으면서, 시장 선점은 물론 주변지역, 특히 아프리카 시장으로의 교두보 확보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무섭 박사 / 삼성경제연구소
“아프리카 시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교두보로서 인도는 상당히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여집니다. ...정부도 어느정도 통제력, 안정감이 있고, 국제사회에서 위치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와 인도 주변, 중동, 유럽을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
칠레를 필두로 거대경제권부터 신흥국가까지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의 밑그림을 완성해가고 있는 우리나라.
협상의 속도가 빠른 페루와 걸프협력위원회, GCC와 연내 타결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올해도 지구촌 '숨은 시장'을 찾기 위한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네, 이해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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