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올해 처음 시행되는 제1회 '인구의 날'입니다.
인구의 날에 즈음해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명 시대를 맞이했는데요.
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5천만명을 뜻하는 '20-50 클럽'에 가입하게 된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를,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아 기자, 어서 오세요.
김 기자, 우리나라의 20-50 클럽 가입은 세계에서 7번째고, 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도상국으로는 처음이라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지난 1967년 3천만명을 기록한 이후, 83년 4천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29년만에 5천만명을 넘어섰습니다.
20-50 클럽 가입은 지난 96년 영국에 이어 16년 만의 일인데요, 경제규모 확충과 소득 수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후발 개도국 중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정근 수석연구원 /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우리나라의 소비여력이 커졌다. 내수시장이 물건을 만들었을 때 살 수 있는 소비자가 충분해서 내수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확립됐다.“
네, 들어보니까 20-50 클럽 가입이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군요.
그런데 이번에 맞은 인구 5천만 시대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같은 저출산 추세가 지속된다면, 33년 후인 2045년이면 인구 5천만 시대는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올해 5천만 명을 돌파한 남한의 인구는, 2030년 5천200만명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타 2045년에는 다시 4천만명대로 줄어들고, 2091년에는 인구 규모가 3천만 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05년 1.08명으로 바닥을 찍은 출산율은 현재 1.23명 수준인데요, 2040년까지 출산율이 소폭 상승해 1.42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현재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2.1명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갈수록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미혼율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출산율이 여간해선 올라갈 것 같지 않은데, 어떻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결혼을 한 후에도 아이 낳기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부부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올 봄에 결혼한 직장인 이지호씨.
이 씨는 구체적인 출산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야 하고, 경제적으로도 아직은 아이를 낳아서 기르기에는 힘든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지호 /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둘이 살기에는 (경제적으로)여유가 있지만 아이를 낳게 되면 책임져야 하는 것들도 많고 저도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있고... "
이렇게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늙어가고 있는데요.
일본과 독일에 이어 고령화 속도가 세번째로 빠르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 속도라면 일을 할 수 있는 15살부터 64살까지의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앞으로 30년간 약 700만 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65살 이상 인구는 2010년 545만명에서 2040년 1천100만명으로 배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노인 3명에 유소년 1명꼴이 되는 셈인 만큼,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년 퇴직 후 전 직장에 실버사원으로 재취업한 박경환 씨입니다.
전직 경험을 십분 활용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재취업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경환 실장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니어직능클럽
"60이 넘어서도 직장에 나와서 일을 열심히 하면서 친구들이나 가족들한테 명함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유례없는 빠른 고령화로 노인인구와 1~2인 가구 비중이 크게 높아져 우리 경제의 성장 활력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출산 장려책을 펴기 시작했지만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한 15년에서 20년의 시간이 필요한데요,
생산가능인구를 여성과 노인으로 확대하고, 출산율을 높이는 인구관리정책이 필요하고, 기업과 가정의 인식 전환과 협조가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정근 수석연구원 /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우리나라도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 OECD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양적인 게 아니라 질적인 수준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줄어드는 노동력을 늘리고 저출산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네,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회, 생각만 해도 우울한데요.
20-50 클럽 가입의 의미를 살려가기 위해서는, 아이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현아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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