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고 말하지도 못하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음달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서 열리는 농아인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들인데요, 훈련현장을 김형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현재 시각은 오전 6시입니다.
조금은 이른 시간이지만 이곳 이천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은 선수들의 힘찬 발소리와 함께 벌써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이른 아침 공기를 가르며 선수들이 운동장을 달립니다.
앞으로 한 바퀴만 더...쉬지 않고 30여분을 계속한 달리기가 끝나나 싶더니 이번엔 다 같이 전력 질주를 시작합니다.
2013 소피아농아인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40여일.
농아인올림픽은 국제농아인올림픽위원회가 4년마다 주최하는 대회로 이번엔 불가리아의 수도 소파아에서 다음달 26일부터 90개 나라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립니다.
대회 일정을 생각하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랍니다.
최용중 감독, 농아인올림픽 한국 탁구팀
“선수들 개개인마다 목표도 있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기 때문에..(많이 하면) 한 열시간도 더 하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훈련은 아침 식사뒤 시작됩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 속에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고요했던 체육관에 울립니다.
땀방울은 비오듯 흐르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두 주먹 불끈 쥔 손엔 아직 힘이 남아있습니다.
선수들은 언제나 그랬듯 아무 말 없이 매 순간 찾아오는 한계에 도전을 계속합니다.
한명진 선수, 유도대표
“(상대방이) 넘어갈 때마다 느끼는 쾌감, 뭔가를 얻었다는 그런 느낌 때문에 유도를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관심도 훈련비 지원도 넉넉하지 않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생각에 훈련을 멈추지 않습니다.
일년에 50일.
비장애인 선수들에 비하면 4분에 1 남짓한 짧은 훈련.
지난 2009년 대만에서 열린 농아인올림픽에선 3위에 올랐습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릅니다.
이지연 선수 농아인올림픽 탁구대표
“금메달을 꼭 따서 그 기쁨을 감독님과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여준규 농아인올림픽 선수단장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입니다.
박빛나 농아올림픽 대표선수단 수화통역사
“공항에 돌아와도 아무도 없고, 지원도 없어서..선수들한테 항상 미안했죠.”
들리지 않고, 말하지도 못하지만 이들에겐 어느 누구 보다 뜨거운 열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려는 선수들의 질주는 계속됩니다.
4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우리 선수들은 오는 7월 26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금빛 메달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KTV 김형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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