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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판교마을' 문화재 지정 눈앞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07시 40분

시간이 멈춘 '판교마을' 문화재 지정 눈앞

회차 : 1635회 방송일 : 2021.09.08 재생시간 : 04:07

김태림 앵커>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요즘 시간이 멈춘 듯한 농촌마을이 있습니다.
오래된 정미소와 극장 등 근대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충남 서천의 판교 마을인데요, 보존 가치가 인정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될 예정입니다.
박혜란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충남 서천군)
오래된 건물과 빛바랜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는 이곳,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데요.
작고 조용한 충남 서천군 판교마을입니다.
그 옛날로 돌아간 듯한 모습에 관광객이 감탄합니다.

현장음>
"여기는 한옥인데 2층이 다 이렇게 예쁘네요"

2층 구조인 이 건물은 사진관으로 쓰이던 곳인데요.
원래는 일제강점기 때 떵떵거리며 살던 일본인 집이었습니다.
쌀이 떨어진 판교 주민들이 이곳에 와서 일본어로 '천황 폐하 만세'라고 외쳐야 쌀을 빌려 가는 수모를 겪었던 곳인데요.
사진관이 문을 닫았지만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남았습니다.

인터뷰> 이옥자 / 대전시 대덕구
“옛날에 우리가 살았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2층 집을 볼 수 있어서 참 새롭습니다.”

이곳은 옛 정미소, 지난 1930년대 쓰던 전기모터 등 내부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이곳 서천은 물론 부여와 보령 등에서 생산된 쌀이 이 정미소를 거쳐 일본으로 빼돌려졌습니다.

인터뷰> 구양완 / 충남 서천군
“(일제가) 식량 수탈을 위해서 여기에 전기를 놓고 방앗간도 7군데나 있었죠. 서천군, 부여군, 보령군에서 농사지은 게 여기까지 와서 여기에 싣고...”

옛 주조장도 남아있는데요.
판교마을이 흥청대며 잘나가던 시절, 막걸리를 만들어 팔던 곳입니다.
원형을 거의 유지하고 있는 상태, 낡은 간판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45'라는 두 자릿수 전화번호가 생소하기만 합니다.

현장음>
"옛날에 교환수가 받고 '30번 바꿔주세요?', '40번 바꿔주세요?' 하면 코드로 꽂아주던 번호가 45번이에요"

옛 극장도 문을 닫은지 오래, 예전에는 부여와 보령 등 다른 지역 주민들까지 이곳에 영화를 보러 왔는데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미워도 다시 한번> 등 6, 70년대 영화 포스터가 눈길을 끕니다.
매표소 창구에는 일반 500원, 청소년 200원이라는 관람료 표시가 아직 선명한데요.
이곳을 찾은 영화팬은 생생한 극장 역사의 흔적에 관심을 보입니다.

인터뷰> 박병제 / 충남 공주시
“옛날 영화관, 영화의 문화, 그리고 가격,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 판교마을은 지난 1930년 기차역이 들어서 철도 교통의 요지가 된 뒤 1970년대 산업화 시기까지 크게 번성했는데요.
하지만 2008년 판교역이 이전하면서 외지인 발길이 줄어 급속히 쇠퇴했습니다.

인터뷰> 이희대자 / 판교역전슈퍼 운영
“옛날에는 여기 역전 문에 양쪽 문이 있었거든요. 거기로 사람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진짜 사람이 많았어요.”

이곳의 오래된 건축물 7곳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근대문화유산, 보존 가치가 인정돼 문화재청이 지난달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정희석 / 서천군 관광기획팀 주무관
“내년부터는 저희가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에 대해서 종합 정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고요. 특색 있는 그리고 가치를 잘 보존한 근대문화유산마을로 조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이곳 판교 마을은 이제 정식 문화재로 지정되기에 앞서 문화재위원회 심의만 남겨둔 상태입니다.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근대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서천 판교마을, 이제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새로운 지역 명소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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