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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방공호·인공동굴 '역사체험장'으로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일제 잔재 방공호·인공동굴 '역사체험장'으로

등록일 : 2022.02.24

송채은 앵커>
항구도시 목포에는 과거 일제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는데요.
일본이 전쟁 준비 명목으로 파놓은 '인공동굴'이나 '방공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가오는 삼일절을 맞아 이곳을 '역사체험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김남순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남순 국민기자>
(근대역사문화거리 / 전남 목포시)
목포 시내에 있는 한 가정집, 집 뒤쪽으로 들어가자 마주 보이는 바위가 뻥 뚫려 있습니다.
집주인이 발효식품을 보관하고 있는데요.

원래 일제강점기 당시 이곳에 살았던 일본인들이 만든 방공호입니다.
큰 길가에 있는 한 슈퍼, 산자락이 걸쳐 있는 이곳에도 일본인들이 바위를 파헤쳐서 만든 방공호가 있는데요.
지금은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권기 / 방공호 위치한 토지 소유인
“이곳은 시에서 역사적인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많이 알리고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은 한 방앗간, 뒤쪽에 바위를 뚫어 만든 동굴 2개가 있는데요.
창고같이 활용되고 있는 이곳, 태평양 전쟁 당시 연합군이 공격해오면 숨기 위해 일본인들이 만든 방공호입니다.

현장음>
"일제강점기 뚫었다고 하던데..."

(연희네슈퍼 / 목포시 서산동)

<1987> 영화로 유명세를 치렀던 연희네슈퍼.
건물 뒤쪽에 방공호가 있다고 해서 관광해설사와 관광객과 함께 들어가 봤습니다.
고개를 숙여 간신히 들어갔지만 방공호 안은 완전 딴 세상,

허리를 펴고 다닐 수 있게 높게 파 놓았고, 반대편으로 나올 수 있도록 뚫려 있는 이곳 방공호 길이는 30m, 태평양 전쟁 말기 우리 주민들을 강제동원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민아 / 경기도 하남시
“이런 게 집 주변에 있는 게 상당히 놀라운데 알려주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처럼 목포 시내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방공호, 하지만 개인 사유지다 보니 안내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미순 / 전남 목포시
“(방공호에 대한) 안내판들이 설치되어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목포 근대역사관 1관 (옛 일본영사관) / 목포시 대의동)

이곳은 1900년대 일본 영사관이었던 건물.
뒤쪽에 주변에 살던 일본인들을 위해 만든 커다란 방공호가 남아 있는데요.
안으로 들어가면 강제동원됐던 우리 주민들이 곡괭이와 삽을 이용해 힘들게 만들었던 가슴 아픈 모습을 조형물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전영자 / 전남 문화관광해설사
“일제가 1941년에서부터 45년 사이에 팠던 곳이고 젊은 청년들이 동원되어서 작업을 많이 시켰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그나마 입구에 방공호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요.

인터뷰> 임명규 / 전남 강진군
“이런 역사적인 현장을 아들과 같이 왔는데, 참 유익한 시간인 것 같고요. 얼마 뒤면 3·1절인데 국민들이 이런 역사 인식을 많이 해서...”

(고하도 / 목포시 달동)

목포의 관문인 고하도 해안가, 일제가 군사적 목적으로 바위를 파헤쳐 만든 인공동굴이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공격해오는 연합군 군함에 대비해 자살 특공정을 매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해안 절경을 망가뜨린 볼썽사나운 모습, 이곳을 산책하는 여행객들은 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고서야 알게 됩니다.

현장음>
"일제강점기 때 2차 세계대전을 준비했잖아요, 그 당시에 이걸 판 거예요"

인터뷰> 박정심 / 광주시 서구
“일제강점기 때 일어났던 일을 잘 생각해 보고 뒤처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해안가 인공동굴은 모두 14개로 해식 작용으로 인해 지금은 11개가 남은 상태, 높이 3m 안팎에 가장 긴 곳은 18m 정도 되는데요.

인터뷰> 오종열 / 전남 목포시
“이런 비운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인터뷰> 전영자 / 전남 문화관광해설사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나 어린이들에게 교육 자원으로 또 일제강점기에 아팠던 현장을 체험해 보는 체험존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요.
뼈아픈 역사 현장을 하나로 묶어 체계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항일운동의 상징인 3·1절이 다가왔는데요.
일제 강점기의 잔재인 해안동굴과 방공호가 암울했던 역사 체험 공간으로 함께 활용되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김남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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