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도서관이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나이와 특성에 맞는 전문도서관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경기 고양시에는 책을 매개로 한 쉼터이자 문화 커뮤니티인 시니어 전용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국 유일의 민간 시니어 전용 도서관을 홍희정 국민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홍희정 국민기자>
(장소: 가원시니어도서관 / 경기도 고양시)
지하철 3호선 고양시 대화역 인근.
사무실과 음식점이 즐비한 상가 건물 8층, 이색 공간이 있습니다.
노년의 외로움을 덜고 사회와 연결되는 사랑방 같은 곳, 맞춤형 문화공간, 가원시니어도서관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닙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노래 교실 어르신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현장음>
"다 같이 노래~"
인터뷰> 진훈 / 경기도 고양시
"가사가 주는 의미도 있고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죠."
인터뷰> 김진호 / 서울시 서대문구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요. 그렇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기다림과 여기 와서 제가 가수는 아니지만 목청껏 노래 부르고 즐거운 한 시간으로 다음주 일주일을 기대를 갖고 살 수 있는 희망이 있잖아요. 바람도 있고 그러니까 마음이 즐거워서 몸도 신나고 사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현장음>
"아버지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살아생전에 이런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기에..."
짧은 시를 써보고 발표하는 순간.
떨리는 손끝, 울먹이는 목소리.
자작시를 듣는 어르신들의 박수는 따뜻한 공감이 됩니다.
책도 읽고, 이야기 나누며 몸을 움직이다 보면 일상이 한결 즐거워집니다.
인터뷰> 김수재 / 경기도 고양시
"저번에 왔을 때보다 더 젊어졌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여기 오니까 활력이 생겨서 마사지도 하고 싶어지고 그래요. 나이 먹어도 더 늙으면 안 되겠다, 좋은 데가 있으니까..."
인터뷰> 김지연 / 경기도 고양시
"저는 나이가 82세입니다. 그런데 가원시니어도서관에 와서 시문학을 공부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시니어 전용 도서관인 가원도서관은 2021년 9월 문을 열었습니다.
책을 매개로 미술, 음악, 인지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되는 것이 이 도서관만의 특징입니다.
나태주 시인을 초청해 '풀꽃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특강을 열고 북콘서트와 독서모임, 시니어 뇌블록 교실, 키오스크 체험, 스마트 기기 교육 등 매년 100회 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때 후원 한계와 재정 부담으로 폐관 위기도 있었지만, 연 1만 원의 회비와 소액 프로그램 참여비로 이용자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홍희정 국민기자
"이곳은 시력이 좋지 않은 독자들의 편안한 독서를 위해 큰 글자 도서로 채워졌는데요. 이 책들은 후원자들이 기증한 겁니다."
55세 이상 시니어를 위한 이곳은 회원 300여 명.
장서 4천여 권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60대 후반의 참여가 활발합니다.
인터뷰> 김상미 / 가원시니어도서관 이사장
"안 아픈 어르신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었는데 우연히 어린이 도서관이 보이는 거예요. 그때 왜 어린이 도서관은 있는데 어른 전용은 없을까.. 라는 생각에 앞뒤 안 재고 도서관을 개관했습니다."
(촬영: 장경자 국민기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웃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책과 문화, 그리고 커뮤니티가 어우러진 이곳 시니어도서관은 고령화 시대에 문화적 돌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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