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정 앵커>
집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걸어두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텐데요.
'코로나 19' 때문에 미술 전시장에 가려면 예약도 해야 하고, 거리두기로 여유있는 감상이 쉽지 않은 요즘, 집에 두고 감상하거나 재테크 안목을 키우기 위해 그림 대여업체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문그린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문그린 국민기자>
(서울시 성동구)
서울의 한 가정집.
추상화 그림이 한 점 걸려 있는데요.
대학생 김유진 씨가 그림 대여 업체에서 빌린 겁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매일 보고 싶지만 작품값이 비싸기 때문인데요.
경제적 부담도 덜고 보고 싶은 그림도 보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인터뷰> 김유진 / 서울시 성동구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집에 걸 그림을 알아보는데, 아무래도 학생인 제가 구매하기에는 너무 높은 가격대인지라 대여 서비스를 찾아보게 됐어요.”
경기도 수지구에 사는 양형준 씨 역시 풍경화 그림을 대여 업체에서 빌렸는데요.
그림 재테크에 관심이 커지면서 그림에 대한 안목을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전화 인터뷰> 양형준 / 경기도 용인시
“여러 그림을 다양하게 빌려보면서 나름 그림에 대한 취향이 생기니까 이번엔 풍경화를 대여해봤습니다. 그림에 따라서 방 분위기가 확 바뀌어서 재미있더라고요.”
현재 국내 그림 대여 업체는 모두 10여 곳,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림 대여를 생소해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인테리어나 그림 재테크 같은 이른바 '아트노믹스'에 관심이 커졌는데요.
지난 2017년 설립된 한 그림 대여 업체, 미술 작품 대여 건수가 2019년 899건에서 지난해에는 2,600건으로 불과 2년 사이에 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인터뷰> 장보한 / 그림 대여 업체 아트매니저
“처음에 돈이 없으면 미술품 대여나 구매를 꺼리거나 걱정을 많이 해요. 못 할 거라고 아예 지레짐작하는데 대여 같은 경우는 사실 굉장히 가격이 저렴하거든요.”
그림 대여 비용은 업체마다 달라 매달 작품 가격의 1%에서 2, 3% 정도.
경제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보니 천만 원 이하의 작품 대여가 많은데요.
대여 기간은 보통 1, 2년 정도.
최근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도 그림 대여 확산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보한 / 그림 대여 업체 아트매니저
“최근 3년 동안 미술시장의 전체적인 규모가 커지고 있고요. 보통 3배 이상 커진 거로 알고 있고, 우리나라에 큰 아트페어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도 최근에 135억 이런 식으로 매진되고...”
혹시나 비싼 그림이 훼손되지 않을까 해서 빌릴까 말까 고민하는 분도 많은데요.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손이 닿지 않도록 높은 위치에 걸어두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훼손 우려를 덜기 위해 '아크릴 표구'로 대여하는 이상 훼손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도난이나 분실, 훼손 책임은 빌리는 사람의 몫입니다.
빌려 가는 미술 작품은 주로 행복감을 주거나 밝은 분위기가 대세, 곁에 두고 생활하는 만큼 우울한 느낌이나 심리적 부담을 주는 작품은 꺼리는데요.
또한, 자신을 계속 응시하고 있는 듯한 인물화를 빌려 가는 사례가 적은 게 특징입니다.
그림 대여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신진작가들에게 훈풍이 불고 있는데요.
청년작가 어지인 씨가 대표적인 사례, 그림 대여 업체를 통해 작품 10여 점을 계약하면서 처음으로 수입을 올렸습니다.
인터뷰> 어지인 / 서양화가
“저 혼자 SNS에 그림을 올리는 것보다 더 많은 홍보가 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게 제 그림이 홍보되면서 대여를 넘어 구매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색상의 달 그림이 따뜻함을 자아내고 희망적인 에너지를 주면서 대여하기에 좋은 작품 이미지를 준다고 하는데요.
(촬영: 강시우 국민기자)
그림 대여가 단순히 집 분위기를 바꾸는 것을 넘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예술인에게 힘이 돼주고 있습니다.
특정 계층만이 독점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이 누리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공유 경제'와 '예술'의 결합이 가져다주는 선한 영향력, 여러분도 가까이서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문그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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