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지 앵커>
몸이 불편한 이웃을 찾아가 쌓인 폐기물을 치우며 집 정리 봉사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목포에서 펼쳐진 중고등학생들의 훈훈한 봉사 현장에 김남순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남순 국민기자>
목포의 산비탈에 있는 한 주택가, 좁은 골목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면 막다른 집이 나오는데요.
마당에 깨진 플라스틱을 비롯해 스티로폼, 건축 폐자재 등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집 정리 봉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한 고등학교 동아리 학생들, 이 집의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육복지사가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박애연 / 목포 북교초등학교 교육복지사
"이 집 같은 경우는 어머님이 아프신 분이고, 아버지도 굉장히 힘드신 분이거든요. 그래서 도와주려고 했어요."

이 집에는 초등학생이 몸이 불편한 부모와 함께 사는 실정,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온갖 폐기물을 제때 치우지 못한 것입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덩치가 큰 장롱, 학생 4명이 힘을 모아 옮겼지만 대문보다 크다 보니 밖으로 내놓지 못하는데요.

현장음>
"(장롱) 문을 부서야 될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장롱을 해체하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학생들이 떨어진 문짝을 들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폐기물 처리 차량으로 옮깁니다.
처음 해보는 삽질이 서툴지만 콘크리트 잔해물도 치우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천정환 / 목포 공업고등학교 3학년
"삽질은 처음 해 보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해보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폐기물을 손으로 주워 담기도 하는데요.
교육복지사 선생님은 조심해 다루도록 합니다.

현장음>
"손 조심해요."

낡은 천막도 뜯어내는데요.
치워도 치워도 계속 나오는 폐기물.
학생들이 잠시 음료수를 마시며 한숨을 돌립니다.
다시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활동이 이어진 지 2시간 남짓, 마당이 환해지자 누구보다 집주인이 좋아합니다.

현장음>
"깨끗해졌는데!"

현장음>
"이렇게 치우니까 내 마음이 다 시원하고 좋네."

인터뷰> 이병총 / 전남 목포시
"학생들과 선생님들도 고생하고, 감사하다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행복해요."

집에서 나온 쓰레기가 한가득 쌓인 폐기물 수거 차량, 환경업체를 운영하는 분이 흔쾌히 무료로 보내준 것인데요.
영상통화를 하며 봉사 활동을 응원합니다.

현장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해요."
"도움이 돼서 다행입니다."

3년째 집 정리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동아리 고등학생은 모두 7명.
힘은 들어도 뿌듯한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박인회 / 목포공업고등학교 3학년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점이 가장 뿌듯하고요. 친구들과 협력해서 일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인터뷰> 백수현 / 목포공업고등학교 3학년
"남을 도와줄 수 있어서 뿌듯해요."

집 정리 봉사활동에 나선 또 다른 청소년들, 늦잠을 잘 수도 있는 주말 이른 아침부터 한 가정집을 찾았습니다.
역시 교육복지사와 함께했는데요.
세들어 사는 집주인이 어려운 생활로 정리는 생각할 겨를이 없는 이곳.
툇마루 아래에 방치돼 있던 자개장을 정리한 데 이어 마당에 쌓여 있는 콘크리트 잔재와 흙더미를 치우기 시작하는데요.
교육복지사가 삽을 들고 치우며 솔선수범을 해 보이자 학생들도 곧바로 정리에 나섭니다.

현장음>
"처음 해봐, 무서워요."

첫 봉사 활동이라 어려움도 느끼지만 점차 적응되면서 마당을 정리해나갑니다.

인터뷰> 임현지·변다정 / 목포여자중학교 1학년
"처음 해 보는 삽질이어서 가정에 도움이 안 될까 봐 걱정했는데, 가정에 도움이 됐다고 하니까 너무 기뻤습니다. 벌레가 많고, 삽질도 처음 해봐서 힘들었고 재미있었습니다."

쓸모없는 화분을 치우거나 잡초를 뽑기도 하는 학생들, 먼지가 뒤덮여있는 구석진 곳을 말끔히 청소한 교육복지사 선생님, 집안 분위기가 차츰 환해지면서 함께 땀 흘린 봉사활동이 빛나 보였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선 학생들의 아름다운 봉사활동.
점차 각박해지는 요즘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김남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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