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6대 사무총장을 지낸 아시아의 슈바이처, 고 이종욱 박사를 기억하십니까.
이 박사의 이름을 걸고 개발도상국에 의료기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기념해 이들 연수생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 현장을, 이혜진 기자가 가봤습니다.
이혜진 기자>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온 알폰스 오모나 씨는 마사카구 지역병원 소속 청년 의사입니다.
난이도 높은 응급의료 분야 수련을 원했지만 우간다에선 한계가 있어 고민하던 중 한국에 올 기회를 얻었습니다.
개발도상국 보건의료인력에게 의료교육을 제공하는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 연수생으로 선발됐기 때문입니다.
3개월 간 연세원주의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임상과정을 수료한 그의 꿈은 한국에서 익힌 의료기술을 활용해 독에 중독된 응급환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는 겁니다.
인터뷰> 알폰스 오모나 / 우간다 연수생
"모든 우간다인이 (독성 완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꿈입니다. 이 기술을 통해 우간다 전체 급성중독 사망률을 10% 미만까지 낮추고 싶습니다."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세계보건기구(WHO) 6대 사무총장, 고(故) 이종욱 박사의 뜻을 이어받아 개발도상국 보건의료인력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입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아마비 발생률을 세계인구 1만 명당 1명 수준으로 낮추고, 개발도상국 에이즈 퇴치에도 기여해 '백신의 황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개발도상국 보건의료지도자 양성에 힘써온 이 전 사무총장의 이름으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
지난해까지 30개 나라에서 연수생 1천500명이 배출됐습니다.
이 가운데 42%인 622명이 아프리카에서 온 연수생이었습니다.
탄자니아 연수생이 가장 많고, 가나와 우간다, 에티오피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녹취> 조규홍 / 보건복지부 장관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보건의료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대표적 사례로,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초의학 임상과정과 보건정책, 감염병 전문가 양성, 보건재정 등 다양한 연수과정이 운영 중입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korea.kr
"한국에서 교육을 마친 연수생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또다른 의료인력들을 양성합니다. 주로 정부 고위관료나 병원장 등 보건의료 분야 핵심인력으로 성장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종욱 펠로우십 연수생들이 고국에서 결성한 동문회 규모는 12개국, 1천300여 명에 달합니다.
이렇게 묶인 보건의료 네트워크를 통해 아프리카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하일수 /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
"아프리카는 가장 도움이 필요한, 세계에 마지막으로 남은 지역인 만큼 아프리카 보건의료 발전을 통해 전 세계가 함께 건강평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아프리카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은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이 한국을 넘어 대표적인 협력국 보건의료 인재양성사업으로 자리 잡도록 뒷받침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우효성, 이정윤 / 영상편집: 김세원 / 영상그래픽: 강은희)
이번에 열린 서울총회를 기점으로 나라별 동문회 총회 등 다양한 현지 활동을 지원해 연수생 간 네트워크를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KTV 이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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