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에 시달리는 요즘 시원한 수박 한쪽 먹으면 더위가 좀 가실 텐데요.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했던 광주의 대표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이 첫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국제적 상표인 '지오푸드'로 등록돼 그 명성을 더하고 있는데요.
최찬규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찬규 국민기자>
(장소: 무등산수박 정보화마을 / 광주시 북구)
세계지질공원인 광주 무등산 자락에 있는 한 마을, 해발 300미터가 넘는 비탈진 노지에 '무등산 수박'을 재배하는데요.
재배 농민이 폭염 때문에 하나하나 덮어 놓은 보호 천을 들춰 봅니다.
현장음>
"날씨가 뜨거우니까 갑자기 커져 버렸네 이거..."
'무등산 수박'은 일반 수박보다 두 세배나 크고 짙은 푸른색에 줄무늬가 없는 게 특징, 이곳에서 재배한 지 4백 년이나 됩니다.
인터뷰> 김영기 / 무등산수박생산자조합 회장
"고려시대 몽골에서 들어와 개성 지방에서 재배하다가 조선 후기 무등산에 옮겨져 재배한 무등산 '푸랭이'라고 합니다."
40년 넘게 무등산 수박을 재배한 또 다른 농민.
연작을 하지 않고 애지중지 키운 수박을 아침 일찍 따냅니다.
현장음>
"이게 한 27~28kg 나갈 거예요. 그래도 고생했지만 네가 효자다..."
(장소: 무등산수박 공동직판장 / 광주시 북구)
이곳은 마을에 있는 무등산 수박 공동직판장, 농민들이 차량에 싣고 온 수박에 상처는 없는지 세심한 검사를 하는데요.
현장음>
"이런 거는 괜찮아요?"
"네, 계량하세요."
이어 무게와 가격을 적은 스티커를 붙여 판매 진열대에 올려놓습니다.
인터뷰> 문광배 / 무등산수박생산자조합 총무
"이상 기후로 인해 무등산 수박 재배가 갈수록 어렵습니다. 전통을 이어서 (하는 것에) 자긍심 갖고 합니다."
무등산 수박 생산조합 관계자가 소비자들에게 일반 수박과 비교해 보이는데요.
현장음>
"이렇게 자르는데, 자를게요, 일반 수박은 씨가 까맣고..."
반면에 무등산 수박은 옆으로 눕힌 뒤 가운데를 자르는데 씨가 하얀색입니다.
현장음>
"무등산 수박은 껍질도 두껍고 씨도 하얗고 그렇습니다."
도시 소비자들을 위해 맛보기도 하는데요.
사람들이 감칠맛에 빠집니다.
현장음>
"정말 맛있어요, 무등산 수박 한번 드셔 보세요. 형님 얼른 오세요!"
"무등산 수박 감칠맛이 너무 좋네."
인터뷰> 이흥섭 / 광주시 북구
"(무등산 수박의) 독특한 맛에 빠졌어요. 일 년에 꼭 한 번씩 그 맛에 매료되어 찾고 있습니다."
수박을 살짝 두드려 보는 소비자.
마음에 든 수박을 골라 차에 싣고 가는데요.
마트에서 파는 일반 수박은 보통 무게가 7에서 9kg 정도, 반면에 '무등산 수박'은 가장 작은 게 7kg으로 3만 원이고 18kg짜리가 15만 원, 24kg짜리는 27만원으로 '금수박' 대접을 받습니다.
인터뷰> 김동재 / 광주시 북구
"여기 공동판매장에 오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더욱 귀해요."
생산 물량이 2천여 통에 불과하다 보니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요.
지난 4월 처음으로 국제적 향토식품 상표인 '지오푸드'로 등록된 이름값을 톡톡히 합니다.
'지오푸드'는 세계지질공원 내에서 재배하거나 생산된 농산물이나 음식 등에만 적용됩니다.
인터뷰> 우연 / 광주시 지질공원팀장
"'지오푸드' 브랜드에 가입을 했습니다. 주로 유럽 국가가 주축을 많이 이루고 있어서 처음으로 전 세계에 무등산 수박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현장음>
"무등산 수박 공동판매장입니다. 네, 서울이시라고요?"
공동직판장 사무실에는 멀리 서울에서 문의 전화도 오는데요.
서울의 일부 백화점으로 팔려나가면서 올해는 포장 디자인이 산뜻하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농촌 고령화로 인해 재배 농가가 2000년대 초 30개 농가에서 현재 8개 농가로 크게 줄어든 상황, 기후 위기까지 겹치면서 지자체 차원에서 전통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연희 / 광주시 북구 시장산업과장
"앞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배 안전성 확보와 시설·장비 보강, 지속적인 품종 개량을 통해 생산량 증대를 목표로 무등산 수박의 명맥 유지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선시대 임금에게 올렸던 진상품이었던 무등산 수박은 오는 10월까지 생산과 판매가 이어지게 됩니다.
(취재: 최찬규 국민기자)
최찬규 국민기자>
한여름 빛고을 광주의 대표적인 특산물 무등산 수박, 올해 처음으로 '지오푸드'라는 세계 속의 먹거리로 우뚝 서면서 K-식품의 명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최찬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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