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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마지막 성냥공장 '문화 공간'으로 불꽃 켜다

국민리포트 토요일 10시 50분

마지막 성냥공장 '문화 공간'으로 불꽃 켜다

등록일 : 2025.12.27 11:24

현서경 앵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의성 '성냥공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10여년 전 문을 닫은 의성 '성냥공장'은 산업화 시대 유산이 담긴 전시를 여는 등 새 불꽃을 피우는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그 현장을 홍승철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출처: 문화영화 '서울의 하루' (1957년))

1948년 인천 대한성냥공장이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인천과 의성은 국내 성냥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한때 3백 개에 이르던 국내 성냥공장은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해 이제는 모두 가동을 멈췄습니다.

인터뷰> 박종식 / 경북 의성군 의성읍
"그때는 주위에 모든 가정이 다 어려웠습니다. 저같이 중학교 진학을 못 하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공장에 들어왔습니다."

(의성 성냥공장 / 경북 의성군)

1954년 설립돼 2013년 문을 닫은 이 성냥공장은 1970년대 전성기 때 하루 생산량이 만 5천 갑에 달했습니다.
한때 직원 수가 2백 명에 달할 정도로 공장 규모가 컸고 농가에서는 부업으로 집마다 성냥 포장을 할 정도로 지역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인터뷰> 김원남 / 경북 의성군 의성읍
"성냥은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라고 생각할 때 저는 마음에 뿌듯함을 가지고 했어요. 그때만 해도 성냥이 많이 나갔죠. 보통 2~3톤 차에 한 차씩 나가고 (근무 시간) 연장도 한 두 시간씩 하고..."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공장 안, 성냥개비를 만들어 내던 기계가 녹이 슨 채 멈춰 서 있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공장 내부는 옛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데요. 녹슨 윤전기 그리고 이제는 멈춰버린 벽시계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성냥두약으로 쓰이던 약품 포대와 성냥개비.
갑 포장지가 공장 한켠에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불조심 표기와 벽에는 쓰여있는 무재해 글귀가 자칫 실수가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성냥공장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권희순 / 대구시 동구
"제 고향이 의성인데 거기서 향로라는 성냥이 생산되었다고 하니까 저도 어릴 적 집에서 많이 사용해 본 경험이 있어 새롭습니다."

담배를 만들던 기계를 활용한 설치작품, 대형 조형물, 미디어아트, 드로잉 등 100여 점 작품 하나 하나 성냥공장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장음>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숨 쉬는 기계'라는 제목을 넣었습니다, 성냥공장 기계가 작가의 손을 거쳐서..."

공장건물 지붕을 뚫고 18m 높이로 솟은 나무가 성냥개비의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과거의 불씨가 새로운 형상으로 진화한 겁니다.

현장음> 김진우 / 작가
"은사시나무와 포프라나무로 성냥개비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생각한 게 나무를 만들어야겠다... 이 공장이 조금 있으면 허물어지고 없어져서 소멸되는 건데, 다시 또 무언가 생성돼야 하니까 생명력 있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나무를 표현해야겠다 생각했고 그래서 '성냥나무'라는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국가유산청의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에 선정된 의성 성냥공장은 재정비를 거쳐 오는 2027년에 산업화 시대의 기억과 지역 정체성을 보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예정입니다

인터뷰> 남효안 / 의성군 관광문화과
"폐업 후 설립자가 공장과 안의 모든 기계를 의성군에 기부하셨고 저희는 그것을 바탕으로 문체부에서 진행하는 유휴공간 문화 재생 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공장 안에 있는 100대의 모든 기계와 오브제에 관한 아카이빙을 주로 했고 내년부터 철거와 공사가 시작되면 저희는 안에 콘텐츠를 채우는 일을 주목적으로 하게 됩니다."

(취재: 홍승철 국민기자)

산업화 시대의 상징이자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의성 성냥공장이 문화 공간으로 다시 불을 켜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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