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한국 문학으로 두 나라를 잇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국 문학 번역가 응우옌티투번 교수인데요.
10권 이상 번역서를 펴내고 한국 문학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이지은 글로벌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지은 국민기자>
(장소: 하노이 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 / 베트남 하노이)
하노이의 한 대학교에서 특별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원문을 어떻게 하면 베트남어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강의실의 분위기는 진지하기만 합니다.
현장음>
"이 번역 방식은 원문에 비교적 충실하며 질문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
수업을 지도하는 응우옌티투번 교수는 한국 문학을 10권 이상 번역해 온 번역가입니다.
그 시작은 한 작품이 남긴 깊은 울림이었습니다.
인터뷰> 응우옌티투번 / 하노이 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언어 및 문화학부 교수
"제가 처음 번역한 작품은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었습니다. 원고를 처음으로 읽었을 때의 기억이 아직 남는데요. 매우 소박한 이야기지만,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작품을 번역하기로 했죠. 저에게 큰 인상을 준 이야기를 베트남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런 계기로 이 대학교에 한국어 통번역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이는 응우옌 교수의 한국 문학 번역 강좌로도 이어졌는데 학생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호비엣중 / 하노이 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언어 및 문화학부 3학년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한국 문학을 깊이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어가 외국어라서 작품의 어감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투번 교수님이 작품 뜻을 잘 살리는 알맞은 베트남어를 고르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인터뷰> 응우옌티아인뚜옛 / 하노이 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언어 및 문화학부 3학년
"문학 번역이 어렵다고 해서, 이 수업을 배우면 제 번역 실력도 늘 수 있겠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까 단순히 의미만 옮기는 게 아니라 작품의 감정까지 살려야 해서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은 강의실 밖으로도 이어집니다.
응우옌 교수는 한국 문학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며 독자들과 정기적 만남을 8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응우옌티투번 / 하노이 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언어 및 문화학부 교수
"2018년에 비비안 북 코너를 시작했는데요. 책을 좋아하며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응우옌 교수의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은 우리 문학은 물론 한류를 공유하는 통로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인터뷰> 부티끼에우 / 비비안 북 코너 커뮤니티 회원
"투번 교수님과 글을 통해 (한국 문화를) 훨씬 생생하고 흥미롭게 느꼈고, 저에게 더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예를 들어 '눈치 문화'나 한국 젊은 층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문화', 또 ‘꽃샘추위’ 같은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인터뷰> 즈엉쭝아인 / 비비안 북 코너 커뮤니티 회원
"제가 교재로만 한국어를 공부하기 때문에 한국 문학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페이지에 교수님께서 공유해 주신 책과 번역 경험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응우옌 교수의 열정에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이 더해지면서 베트남에서 한국 문학과 번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응우옌티투번 / 하노이 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언어 및 문화학부 교수
"앞으로도 인문적인 가치가 담긴 작품을 선별해서 계속 번역해 나갈 계획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 문학을 통해서 베트남 독자들과 한국 문화를 잇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취재: 이지은 국민기자)
이지은 국민기자
"한국 문학 번역에 힘써온 응우옌 티 투 번 교수와 같은 번역가들의 노력으로 한국 문학이 다양한 베트남 독자들과 만나고 있는데요. 문학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정서적 공감이 깊어지며 두 나라 사이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국민 리포트 이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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