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오늘은 아주 향기로운 주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세계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꽃 하면 바로 장미죠.
네, 꽃집에 가보면 붉은장미, 흰장미, 노란장미...참 품종이 많은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장미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최고다 기자, 함께 자리했습니다.
어떤 장미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네, 오늘 소개해 드릴 장미는 무지개 빛깔의 장미, 그리고 야광장미, 또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장미 등 이색장미들입니다.
또 이런 장미들이 수출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습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회사원 김미진 씨는 남자친구로부터 꽃다발을 선물 받았습니다.
겉보기엔 일반 장미와 같지만, 사실 이 꽃은 특별한 꽃입니다.
남자친구의 정성에 감동한 미진 씨는, 특별한 장미로 인해 하루 종일 더욱 흐뭇합니다.
이색장미가 재배되고 있는 파주의 한 농원을 찾았습니다.
헤어드라이어기의 뜨거운 바람이 닿자 고동색 장미 꽃잎이 파란색으로 변합니다.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이른바 '매직로즈'입니다.
일곱가지 무지개색이 장미 꽃잎에 모두 나타나는 무지개 장미와 밤에 빛을 내는 야광장미, 중국인을 겨냥해 만든 황금장미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세계 특허를 획득한 이 장미는 현재 일본, 중국 등에 송이당 4천원 안팎에 팔리고 있습니다.
송이당 200원이 채 안되는 일반 장미에 비해 20배가 넘는 가격이지만,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색장미 개발자 권형일 씨는 현재 김해지역 장미농가들에 이 기술을 전수해, 공동생산 체제도 갖췄습니다.
이색장미가, 우리에게 굳게 닫혀있던 해외 꽃 시장의 대문을 활짝 연 셈입니다.
네, 정말 신기한데요.
우리나라의 화훼 역사가 그리 오래돼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신기한 장미를 개발해 외국에 수출을 한다니 참 뿌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세계시장에서 우리 화훼의 역사는 일천한 수준입니다.
유럽은 200년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반면에, 우리는 우리 품종을 개발한지가 불과 90년대 중반 이후입니다.
하지만 장미의 육종 개발에 힘쓴 결과 지금은 200~300개의 국산 품종이 생산되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농촌진흥청이 있었습니다.
2만개에서 3만개 정도의 꽃을 영양번식 했을 때, 비로소 1개의 개체가 종으로서 성공하는 게임.
3만분의 1이라는 확률 게임은 오늘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농촌진흥청에서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장미 개발을 위해 연구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는데요.
줄기가 길고 병에 강하고 꽃의 크기가 큰 좋은 장미 품종을 만들기 위해서, 저렇게 한송이 한송이의 크기를 재고 종자번식을 하기 위한 교배를 합니다.
또 종자의 우수성을 알아보기 위해 삽목으로 만들어서 케이스를 늘려보는 작업도 필수입니다.
이렇게 장미 한 품종 개발을 위해선 정말 많은 과정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재 국내 장미농가의 90% 이상이 외래종을 심고, 연간 70억 원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진청의 이 같은 노력은 서서히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장미 품종으로 톡톡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김해의 한 농가를 찾았습니다.
올해로 30년 넘게 장미 농사에만 전념해온 김원윤 씨.
처음 부산에서 장미 재배를 시작한 75년엔 소니아, 마르데보, 슈퍼스타 같은 외국산 품종으로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로열티라는 개념도 없을 당시 시작한 장미 재배.
그때는 병충해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장미 시장에 로열티 전쟁이 불붙은 이후 김 씨는 소득이 줄자 국산 품종의 장미를 선택했고, 이제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국산 장미인 옐로킹 한송이의 개당 가격은 200원.
10송이 묶음 한단에 2천원에 거래가 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송이가 많이 돋아나는 특성이 소득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외국 품종으로 장미농장을 운영했을 때보다 40%가깝게 소득이 늘어, 4천평 규모의 농원의 한해 매출이 6억원에 달합니다.
김 씨는 앞으로도 국산 장미를 계속 재배해 국내에서의 우리 장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네, 김원윤 씨 사례를 보면 정부차원의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봐야 되겠네요.
네, 사실 외국의 육종 사업은 보통 민간 기업에서 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보셨듯이 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작업 단계가 필요하죠.
한마디로 손이 많이 드는 사업, 그리고 성공 확률이 크지 않은 사업인데요.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에 짧은 역사 속에서도 이만큼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그런데 우리 농가가 지금도 90% 이상 외래종 장미를 재배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렇습니다. 장미 농가 10곳 중 9곳은 아직 외국산 품종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국내산 품종이 외국산보다 못하지 않느냐는 인식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품종이 화훼 선진국 일본 같은 나라에 대량으로 수출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까 보신 옐로킹의 경우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미 중 하나인데요.
없어서 수출을 못할 정도의 상황입니다.
많은 농가들이 국산 장미 품종을 선택해서 재배한다면,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일선 농가에서 재배는 열심히 해도, 사실 수출하기는 쉽지가 않을텐데요.
맞습니다.
아직 우리 농가들이 수출까지 신경 쓸 여력이 별로 없는게 사실인데요.
그래서 정부는 농협을 통해 수출 판로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경상남도 김해에 위치한 대동농협.
꽃 향기가 가득한 이곳에서 1등급 품질의 꽃들을 수출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알맞은 크기로 줄기를 자르고 꽃의 크기가 일정한 것들만 모아서 박스로 포장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생산되는 최상급 품질의 장미와 국화, 백합은 일본으로 전량 수출됩니다.
작년 한해에만 1천300만달러의 장미와 백합이 일본에 수출됐습니다.
처음 9개 농가에 수출을 알선해줬던 작업이, 이제 전국 500여개의 농가의 수출길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대동농협은 이제 장미, 국화 같은 화훼 작물을 넘어서 방울 토마토 같은 채소까지, 수출길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3만분의 1' 확률 게임에 민관이 쏟아부은 노력들이, 전량을 외국 품종에 의지했던 화훼 후진국에서, 로얄티를 받고 수출하는 화훼 선진국으로의 행보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네, 장미 로열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농가 소식, 잘 들었습니다.
최고다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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