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매주 수요일, 날이면 날마다 오는 시간인데도 항상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오늘 소개해주실 작품도 기대되는데요.
어떤 영화인가요?
A1> 네, 영화 ‘국가대표’가 누적관객 수 800만 명을 넘기면서, 올해 한국 영화 흥행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 감동을 이어받을 또 다른 ‘국가대표’가 관객을 찾아왔습니다.
2007년 만들어진 벤슨 리 감독의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가 미국 현지에 이어 이번 달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 작품은 스포츠로 치면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다름없는, 비보이들의 세계 대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출전한, 각 나라 국가대표 비보이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희망과 꿈을 생생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입니다.
거기에 춤과 음악, 스포츠의 드라마틱한 요소를 두루 갖춘, 그야말로 엔돌핀이 넘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말씀 듣고 나니까 굉장히 기대가 되는데요.
벤슨 리 감독의 영화 ‘플래닛 비보이 ’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Q2> ‘제2의 국가대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계 정상의 자리에 도전하는 비보이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A2> 영화 ‘국가대표’의 스키점프나, 그 전에 있었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핸드볼과 마찬가지로, 비보이들의 춤, ‘비보잉’ 역시 비인기 종목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소재가 영화 등장하는 이유는 1등을 하느냐, 챔피언이 되느냐 하는 결과를 떠나서,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4강 신화도 물론 감동적이지만 누구의 응원이나 지지도 없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뤄낸 승리는, 비록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감동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영화 ‘플래닛 비보이’ 역시- 피나는 노력과 예술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경제적으로 보상받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몸은 온갖 종류의 근골격계 질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기 일쑤인데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춘들의 모습으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앞뒤 재지 않고 어떤 대상에 이렇게 몰두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들의 무모한 도전을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죠.
다큐멘터리 속에 한국, 일본, 프랑스, 미국.. 4개 나라의 비보이 팀이 등장하는데..
Q3> 다들 자기 나름의 고민이 있어요.
A3> 이 영화는 비보이들이 가진 인간적인 고민과 그것을 춤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춤’ 영화가 아니게 되는데요.
프랑스 대표팀 같은 경우는 흑인 이민자들과 프랑스 백인들이 오랫동안 반목해왔던 지역에서 만들어진 팀이죠.
암묵적으로 흑백 간에 거주지역이 분리되어 있을 정도의 마을에서, 춤이라는 매개 하나로 흑인과 백인 소년이 하나의 마음이 되어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국 대표팀 역시도 힙합의 근원지 뉴욕이 아닌, 라스베가스에서 팀원들 대부분이 히스패닉계의 이민가정 아이들인 팀이 대표팀으로 선발되었는데요.
이들도 중심이 아닌 변두리에서 패배자 의식을 가지고 있던 아이들이, 춤을 계기로 나라를 대표하며 자긍심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여기에 한 가정의 아들이자 또 가장으로써 책임져야 하는 문제들을 극복해가는 일본 비보이들과 보수적인 지방 소도시에서 태어나 가족의 냉대와 사회적 편견을 극복한 한국팀의 이야기는 이들이 가진 젊음과 도전의 ‘긍정적인 힘’을 깨닫게 해줍니다.
Q4> 네, 그럼 영화를 만든 벤슨 리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겠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Q5> 그래도 경기 결과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요.
결국 최후의 챔피언은 누구였을까요?
A5> 영화는 개봉 전이지만, 이 경기의 결과는 이미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시기 때문에 살짝 말씀을 드리자면, 2005년도 한국 대표였던 ‘라스트포원’이 그 해의 우승자였고요.
결과적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네 나라의 팀들이 대부분 최종라운드까지 진출하면서, 영화의 재미를 높였습니다.
신기하네요, 연출이 불가능한 다큐멘터리인데..
Q6> 감독으로써는 운이 참 좋았다고 해야 하나요?
A> 이러한 우연성, 즉 의도하지 않은 드라마가 바로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죠.
감독은 ‘배틀오브더이어’의 경기를 처음 접한 뒤에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해 왔다가, 2004년 한국 비보이 ‘갬블러즈’가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2005년부터 다큐멘터리 촬영에 들어갔는데요.
더욱 극적인 것은, 한국 팀으로 전년도 챔피언인 ‘갬블러즈’와 그 해 선발된 ‘라스트포원’ 두 팀 가운데 촬영 대상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감독님께 직접 들어봤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Q7> 한국 비보이의 힘은 ‘고춧가루의 힘이다’라는 감독님 말씀이 인상적인데요.
A7> 실제로 비보이 역사에서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단기간 안에 엄청난 발전을 이룬 나라가 없다고 하는데요.
영화 속에는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는 많은 비보이 팀들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우리 관객들은 역시 한국 팀에게 가장 관심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고춧가루의 힘을 보여준, 우승팀 ‘라스트포원’을 만나봤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고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비보이들을 응원하겠습니다.
벤슨 리 감독의 ‘플래닛 비보이’..
바로 내일부터 개봉에 들어가는데요.
많은 분들께서 이 젊은이들의 도전과 꿈을 보시고 용기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8> 끝으로 이번 주 영화 소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
A8> 지난주에 소개해드렸다시피 부산국제영화제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규모는 작지만 우리가 접하기 어려운 제3국의 영화를 만날 수 있는 특색 있는 영화제들이 준비 중입니다.
한국과 브라질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세계유수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던 브라질의 대표적인 영화 7편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10월 17일부터 시작되는 ‘브라질영화 특별전’에서 축구와 쌈바 만큼 강렬한 브라질 영화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유럽영화제가 10월 21일부터 시작되는데요.
지난 9년간 상영된 작품 중 화제작 10편과, 국내 소개되지 않은 최신작 20편을 묶어. 모두 30편의 영화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네, 오늘 다양한 영화 소식 들려주신 맹수진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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