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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제, 학교를 바꾸는 또 다른 힘 [현장포커스]

정보와이드 6

교원평가제, 학교를 바꾸는 또 다른 힘 [현장포커스]

등록일 : 2009.10.16

정부가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는데요.

오늘 현장 포커스에서는 교원평가제 시행을 6개월 여 앞두고 준비 상황과 시행 이후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은주 기자!

내년 전면 실시를 앞두고 현재 일부 학교가 선도학교로 지정돼 교원평가제를 수행하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교원평가제, 다시 말해 교원능력개발평가제는 교장-교감을 비롯한 교사들의 수업과 생활지도 능력을 학생과 학부모들이 평가하는 제도인데요, 지난 2005년부터 시범실시돼 현재 3164개 학교가 교원평가제 선도학교로 선정돼 있습니다.

시범실시되고 있는 학교의 경우 교원평가제 실시 이후 적지 않을 변화가 찾아왔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교원평가제가 시범실시되고 있는 선도학교에선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요,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대부 중고등학교.

다양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이 학교는 지난 2006년부터 교원평가제 시범 선도학교로 선정됐습니다.

선도학교가 되면서 달라진 점은 동료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인 공개 수업 외에도, 교장, 교감의 수시 참관이 이뤄지는 등 공개 수업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감정적으로 선생님을 평가하던 학생들도 평가횟수가 거듭되면서 수업을 대하는 태도가 한결 차분해졌습니다.

권주희 / 안산 대부고등학교 3학년

“보조도구 많이 사용하는지 수준별로 맞춰서 평준화된 수준을 알고도 내게 교육을 하시는 건지, 듣기만 하는 수업보다는 참여를 많이 하는 조금은 초등학생처럼 목소리도 바꾸고 수업 집중하게 하게끔 노력하시는 모습들을 많이 평가합니다.”

김한솔 / 안산 대부중학교 2학년

“평가하시고 나서 수업 시간에 보조 자료 같은 게 많이 다양화됐어요. 교과서만으로 수업하기보다는 컴퓨터 보조자료를 활용해서 학생들의 주의를 더 끄는 게 있었고요. 또 웃음으로 저희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있었어요.”

아이들의 반응이 이렇다 보니 선생님들도 평가 내용을 보면서 미처 생각치 못했던 부분을 돌아보는 한편, 더 재미있고 자발적인 수업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최선희 교사/사회 담당

“수업 연구를 많이 하다 보니까 자료를 많이 개발해야겠고 또 학생 내용에 따라서 교수 방법이 달라져야 되기 때문에 수업 모형을 많이 개발해야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원격 연수를 해서 나의 이런 자질을 높이려고 노력했고 그로 말미암아 학생들에게 더 많은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런 게 저에게는 굉장히 좋은 점이었습니다.”

윤갑희 안산 대부중고등학교장

“우선 이제 전체적으로 보면 저도 그렇습니다만 선생님들께서 학교 평가를 받아봐야겠다,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라는 것에 접근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좀더 구체적으로 변화라는 것이 자신의 수업에 대해서, 교실 수업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는 겁니다, 열어 놓는 것에 대해서. 개방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유연한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학교를 찾았습니다.

이 학교도 지난 2006년부터 시범실시 선도학교로 지정됐지만 그보다 훨씬 앞선 25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교사 평가를 진행해 왔습니다.

교사가 자기계발에 집중할수록 학교가 발전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교사들이 거부감을 느꼈지만 횟수가 거듭되면서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 방식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미술 과목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논리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다양한 수업 모델을 개발해 달라진 입시 환경에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변화를 보면서 교원평가제가 공교육 강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교사들의 수준이 높은 만큼 좀더 적극적으로 자기의 역량을 개발하고 열정과 능력을 발휘할 여건을 조성해주면 수업의 질이 보다 높아진다는 겁니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그동안 초중고의 진학률이 100%정도 되고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80% 이상이 되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좀더 우리의 공교육이 좀더 선진화됐으면 좋겠다.. 하는 양보다는 질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됐고 이 질을 더 높이는 하나의 중요한 방편으로서 지금 현재도 아주 우수한 교사들이지만 그 우수한 교사들이 교직에 들어와서 그냥 무사안일하게 지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기계발과 교육에 헌신하는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교원평가제 도입이 검토됐던 2000년만 해도 일부 교원들의 반대 의견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었습니다.

네, 딱딱한 교과서만을 활용한 학창시절을 보낸 저희로서는 저렇게 유연하고 재미있는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부럽기도 한데요, 그렇다면 평가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건가요?

네, 기본적으로 평가는 설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설문지에 적힌 항목을 보고 OMR 카드에 체크함으로써 데이터가 수집되는 방식인데요, 누가 평가하느냐에 따라 항목이 달라지는 게 특징입니다.

교원 평가는 매년 한 차례 학생과 학부모, 동료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능력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제도로, 주로 설문지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누가 평가하느냐에 따라 항목도 다양해지는데요, 전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동료 교원 평가와 학생들의 수업만족도 평가, 모든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자녀의 학교생활 만족도 평가, 1,2,3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담임의 학급경영 만족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설문의 답변을 하게 되는 OMR카드의 앞면은 5단계로 나눠져 있는 평가를 표할 수 있고, 뒷면에는 학생들의 의견을 마음대로 적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평가 내용은 원칙적으로 비공개이며, 평가 자료가 모두 모아지면 해당 교사에게만 데이터 내용이 전달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보시다시피 평가라고는 하지만 선생님을 향한 아이들의 바람은 평범하면서도 다양했는데요, 애교 섞인 평가들이지만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생활 속 채찍질이 된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설문지 형식으로 이뤄지는 교원평가제가 낯설기도 한데요, 사실상 그 이전에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입소문 등을 통해 교사를 평가하는 것이 일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네, 어찌 보면 학생들 사이의 그런 문화가 문서화된 것으로 형태만 변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요, 교원평가제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죠?

네, 그렇습니다.

이른바 교육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세계 각국에서도 이미 교원평가제가 실시되고 있었는데요,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교사 평가가 이뤄지는지, 또 그 안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없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해외에서도 교원평가제도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학생의 성취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수업의 질을 개선하고 개별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 교사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재임용과 봉급인상 등에 영향을 미치게 함으로써 평가 결과가 나쁜 교사에게는 의무적으로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고 자기계발의 기회를 높이게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공교육 이념과 중앙집권적인 교육제도로 교사평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원활한 교육 기능을 위해 교사평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적 교육 환경이 비슷한 일본에서도 몇 해 전부터 교원평가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학습의욕 저하와 사회성 부족, 집단 따돌림 등 학교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여러가지 교육제도 가운데서도 특히 교원평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갑성 한국교육개발원 초중등교육연구본부 교원정책연구실장

“전문성 신장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자신들이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려고 했던 교직의 분위기를 조금 쇄신시킨다는지, 교육 공동체로서의 교원들의 역할이라든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교원들에게 자극이 될 것이고 교원들은 그 여러 가지 결과를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 보고, 또 부족한 점이 있을 때는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요, 교원 평가가 그런 측면에서 분명히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OECD에 가입된 전체 30개국 가운데 26개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국의 50%, 즉 13개 나라의 국공립교사가 정기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훈련 도구나 시간이 부족해 대부분의 국가가 제대로 된 평가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데다, 전문성 개발을 위한 정보도 적게 주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수나 자기계발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정확한 피드백을 통해 개선할 수 잇는 기회를 공적으로 제공해야만 교원평가제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전세계적으로 교원 평가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잘하는 교사에게 좀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혹시 그 중에서 잘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여러 가지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중략) 결과적으로 그 혜택은 개별 교사들한테도 돌아갈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돌아가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한층 더 선진국 대열에 올라가는 아주 그러한 방편으로서 활용하는 것이 뜻이라고 하겠습니다.”

해외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교원평가제가 안전하게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평가수단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평가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와 연수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네, 교원평가제가 정착만 된다면 교육환경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 같은데요, 아직은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교원평가 자체가 지금까지의 방식을 벗어나 학생과 학부모 등 다양한 시각에서 이뤄지다 보니 의견에도 온도차가 있는데요, 학부모들과 대부분의 교원이 교원평가제의 긍정적인 면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교원 평가제의 본격적인 실시를 앞두고 학교 교육에 좀더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도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입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만큼 홍보가 잘 되지 않은 점과 객관적인 평가 요소가 갖춰졌는지에 대한 아쉬움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강영미 / 학부모

“시범적으로 지금 시행이 되고 있는 과정에서도 학부모 입장에서는 그 부분에 같이 공감하거나 아니면 학부모의 시각을 반영해 주지 못한다는 생각도 저는 들 뿐더러 이 부분을 앞으로 어떻게 더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행할 때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사람들간에 인식되고 있는 부분들이 좀 약한 것 같애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준비가 돼서 내년에 시행한다면 그냥 학부모 입장에서는 또 제도가 시행돼서 볼 수 밖에 없는 수동적인 입장이 되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사실 드는데요.”

남형은 / 학부모

“평가의 기준이 너무 획일화돼 있다던가, 유연성이나 이런 것이 없다면 선생님도 한명의 인간이기 때문에 그 선생님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어떤 잃어버리는 것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요, 그러기 위해선 이번에는 좀 학부모들과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다양화되고 입체적인 평가 기준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반대의 뜻을 밝혀왔던 교원들도 이제는 그 취지에 공감하면서 교원평가제에 찬성하게 됐지만, 역시 객관적인 평가 방향에 대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쌍방향식 평가방식과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생활부 선생님들을 위한 보정점수 제도 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너무 교사 집단에만 책임을 묻는 형태로 가는 부분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그간의 정서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교원 평가 양적 팽창이라는 측면의 여건 부분만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마치 교직 사회가 교원 평가 자체를 거부하는 형태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학교 현장적 교원 평가라면 저희들이 주도적으로, 선도적으로 이 평가 방안을 만들어서 국회에 오히려 제출하는 그런 방식의 교원 평가를 저희 교총에서는 주장을 하고 또 최근에 교과부나 교과위원들께 그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와 같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고려해 시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많은 계층의 찬반 의견을 수렴해 현재의 시범운영안이 만들어진 만큼 앞으로도 학부모와 교사들의 의견들을 성실히 반영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는 교원평가를 처음 접하게 될 30여만 교원들과 학생, 학부모들에게 이 제도의 취지나 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포스터와 리플렛 등을 제작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배포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학부모나 교원들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연초에는 객관적인 내용의 평가운영 매뉴얼을 현장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전면 실시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정부 관계자들은 마지막 정리 작업에 신중한 모습이었는데요, 사실 남아 있는 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법안 통과입니다.

법안이 문제없이 통과돼야 교원평가 규정을 제정할 수 있는 만큼 전면 실시 이전에 법체계를 정비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네, 전체 80%에 가까운 국민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 실시되는 교원평가제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사교육비도 줄이고 공교육 만족도도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문은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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