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 독립영화를 만나볼 순서입니다.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오늘 함께 볼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A1> 오늘 보실 영화는 김삼력 감독의 영화 ‘하얀 나비’ 입니다. 이 작품은 감독이 되기를 소망하는 남자와, 배우를 꿈꾸는 여자의 꿈과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요. 하지만 멜로 드라마라기보다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그린 영화입니다. 조금은 답답해 보이기도 하는 이들, 그리고 남들 눈에는 별 볼일 없지만 그래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그들의 투박하지만 긴 호흡에 공감하게 되실 겁니다.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진 이들이 주인공이어서 영화현장 스텝들의 모습도 현실적으로 담겨 있죠.
그럼 김삼력 감독의 '하얀 나비'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Q2> 감독을 꿈꾸는 남자와 배우를 꿈꾸는 여자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데요.
흥미로운 것이 김삼력 감독님의 전작도 영화를 만드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죠?
A2> 네, 김삼력 감독의 전작 ‘아스라이’ 역시 남들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끝내 영화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가난하고 재능 없는 지방 독립영화 감독의 이야기인데요.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 이름 역시 상호이고 영화의 배경도 대구로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10년간 대구라는 주변부에서 어렵게 독립영화를 만들어온 감독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그의 영화들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인데요. 이 두 영화 속의 인물들이 겪는 현실적 고민과 어려운 현실을 보면. ‘돈이 될 만한’ 작품에 집중하는 우리 영화판도 돌아보게 합니다. 막대한 돈이 투입되는 우리 영화 시장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뛰는 젊은 감독들에게 점점 녹록치 않은 곳이 돼 가고 있다는 것이죠. 독립영화 감독으로써 감독 본인이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Q3> 네, 그럼 영화를 만든 김삼력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 보겠습니다.
Q4> 영화 ‘하얀 나비’는 어려운 현실에서도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여서 더욱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A4> 비단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죠. 사실 이 영화는 트리나 파울루스의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소설이 이번 작업의 모티프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꿈틀거리며 기어 다니던 애벌레가 한없이 동경하던 나비, 결국 자신이 바로 그 나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죠.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바로 그러한 내용이 아닌가 합니다. 조금은 유치하고 시대착오적이지만, 진심은 가득한 이 감성은 상우의 감성인 동시에 감독 김삼력의 감성이기도합니다.
저는 영화 제목을 들었을 때, 김정호 씨의 노래 ‘하얀 나비’를 떠올렸는데요.
Q5> 제목 의미가 무엇일까요?
A5> 실제로 감독님께서도 김정호 씨의 ‘하얀 나비’에서 모티브를 얻으셨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하얀 나비’는 극중 주인공 상우가 쓰고 있는 장편 시나리오의 제목이기도 한데요. 영화를 매개로 두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 재회의 과정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현실의 어려움 때문에 잠시 결별 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것으로 엔딩을 마무리 합니다. 이 제목은 영화의 시작 무렵 그들이 갖고 있던 꿈이 영화가 끝나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제목에 대해서는 감독님께 직접 말씀해주셨는데요.
화면 함께 보시죠.
영화하는 후배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감독님의 메시지가 인상적이네요.
Q6>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A6> 결국 이 영화는 감독 자신과 현실과 꿈속에서 방황하는 우리들을 위로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전작 <아스라이>에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을 백가지도 넘게 견뎌야한다’는 대사가 나오는 데요. 이 영화 속 인물들 역시 그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삼력 감독에게서, 그리고 그의 주인공들을 보면 ‘사뮤엘 베케트’의 경구를 떠오르는 데요. “실패하고 또 실패하여라. 그리하여 너는 더 나은 패배자가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죠. 예정된 패배를 인식하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의 비극이 담긴 영화에서 모더니즘의 비극적 히어로의 모습이 비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오늘은 영화 ‘하얀 나비’를 만나봤습니다.
Q7> 이번 주도 유익한 영화 소식 전해주신다고요?
A7>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안 독립예술영화관에서 오는 12월 4일에 ‘독립애니메이션특별전’을 개최합니다. 올 한해 가장 뜨거웠던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모두 확인하실 수 있는 자리가 될 텐데요. 2009 SBS ‘창작애니메이션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지연 감독과의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 되어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누구나 신청 가능하고요. 무료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KTV 한국정책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저작권자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