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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재 감독의 '회오리바람' [날아라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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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재 감독의 '회오리바람' [날아라 독립영화]

등록일 : 2010.02.17

영화를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 독립영화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함께 해주실 맹수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맹수진입니다.

Q1> 오늘은 어떤 영화를 만나볼까요?

A1>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첫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장건재 감독의 영화 <회오리바람>인데요. 이 작품은 특히 풋사랑을 하다 좌절을 겪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영화는 겨울방학을 맞은 고교생 커플이 사귄 지 백일을 기념해 짧은 여행을 다녀온 후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서투르고 마음만 가득한 10대의 사랑과 어른들은 잊어버린 10대들의 감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벤쿠버영화제’에서 신인 감독들을 대상으로 하는 ‘용호상’을 받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는데요. 올해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뮌헨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음 주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 미리 만나보시겠습니다.

네, 장건재 감독의 <회오리 바람>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장건재 감독의 <회오리 바람> 만나봤습니다.

Q2> 첫사랑에 대한 영화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의 성장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A2> 그렇죠, 성장이란 단순히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나 몸이 큰다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다른 나로 변화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성장이라는 통과의례에는 대개 ‘성장통’이라 부르는 통증이 동반하기 마련이죠. 대부분의 성장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바로 이 통과의례에 따라오는 통증과 상처의 흔적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태훈과 미정이 겪었을 열여덟의 성장통은 영화의 제목인 ‘회오리바람’처럼 매섭고 차가웠을 것이라는 거죠. 영화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정쩡한 나이와, 다 커버린 것 같아도 실상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숨이 막히는 현실을 그리고 있지만.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그 시절이, 이제는 아무리 원해도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도 하죠. 결국 영화가 보여주는 열여덟이라는 청춘의 시기는 알싸한 통증의 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3> 네, 그럼 영화를 만든 장건재 감독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겠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Q4> 감독님의 인터뷰를 들어보니까, 영화의 내용에 자전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A4> 네, <회오리바람>은 장건재 감독이 자신의 고교시절 연애와 방황에 바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감독의 전작인 단편영화들(싸움에 들게 하지 마소서, 꿈속에서)을 보면, 마치 이 영화를 위한 습작처럼 보이기도 해요. 단편을 통해 영화적 숙련 과정을 거쳐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자장면 배달하는 소년, 배달중의 교통사고, 학교를 이탈하는 것 같은 에피소드들이 과거 단편들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나거든요. 이렇게 전작에서의 영향을 받았지만, 기존 단편들에서 엿보이던 어설픔은 사라지고 제목에 어울리는 청춘의 격정이 짜임새 있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기성세대가 10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릴 경우에 감상에 젖어서 지나치게 낭만적이거나, 실제 10대들이 봤을 때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데요. 이 영화는 아무래도 감독이 자신이 고통스레 빠져나온 시간을 곰곰이 되새기는 작품이어서,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고 담담함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Q5>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다보니까 만드는 감독님이나, 연기하는 주연배우들도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A5> 네, 감독님과 주연 배우 두 분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Q6> 이 작품이 십대의 시선에서, 십대의 감성을 그려낸 작품이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불편한 부분도 없진 않은데요?

A6> 영화 속에서 미정의 아버지가 분노하는 것과 같은 이유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단 둘이 여행을 갔다는 사실만을 접하면 모두 당연한 걱정을 하게 될 텐데요.

<회오리바람>은 태훈과 미정이 여행에서 돌아오는 시점에서 시작함으로써, 그들 부모와 관객을 일종의 공모자의 자리에 위치시킵니다. 즉, 며칠간의 여행에서 돌아오는 고등학생 남녀에 대해 관객은 그들 부모와 동일한 의심과 추측을 하면서 그들을 바라보게 되는 거죠. 하지만 이후에 영화는 수시로 삽입되는 태훈의 회상을 통해서 그들 사이에 어른들이 걱정하고 의심할만한 사건은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거든요. 이러한 플래시백 장치는 태훈과 미정의 부모를 비롯해 관객까지도, 지나치게 걱정하고 예민해하고, 어찌 보면 순수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즉 주인공의 부모와 관객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생략한 뒤에, 이후에 서서히 채워나가는 서사적 구성을 통해 부모와 관객의 판단이 편협하고 섣부른 것이었음을 각성하도록 하고, 반면에 이들의 사랑이 어른들의 생각처럼 한 순간 불장난처럼 약하지도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네, 오늘 장건재 감독의 <회오리 바람>을 만나봤습니다.

Q7> 마지막으로 오늘 영화 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7> 남들 다 보는 영화보다 특별한 영화를 만나고 싶어 하는 영화팬들을 위해, 의미 있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위클리 시네마전>이 종로 허리우드 클래식 시네마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이런 기획전의 경우 영화 한 편 당 극장에 걸리는 횟수가 적어서, 시간이 맞지 않으면 보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죠. 그래서 <위클리 시네마전>은 매주 혹은 격주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면서, 한 작품 당 길게는 2주까지 상영을 합니다. 관객을 만나는 횟수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된 거죠.

상영되는 작품들은 모두 국내 미개봉 작품이고요 미국, 호주, 그리스 등 다양한 국가의 인디영화로 저마다 특색과 이야기가 있는 엄선된 작품입니다. 특별한 영화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달에는 10일 안에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는 극한 체험에 도전한 사람들을 그린 다큐멘터리죠. <자전거 드림>이 상영된다고 하니까요 많은 관심 바랍니다.

네, 맹수진 선생님.

오늘도 좋은 영화 이야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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