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경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백령도 해안 절벽에 뿌리내린 갯씀바귀 꽃입니다.
곤충을 유혹하는 선명한 색깔이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고산 바윗돌에서 정열적인 붉은 꽃을 피우는 돌꽃.
석회암지대 바위틈에서 자라는 허리가 굽지 않은 할미꽃.
마치 제비 꼬리처럼 길게 갈라져 이름 붙인 제비동자꽃.
구름이 내려앉은 백두산 천지에 핀 야생화 꽃잎으로 꽃술을 감싸며 매서운 바람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녹취> 김정명(73세) / 야생화 사진작가
“이파리에 상처 난 곳이 많아요. 그래도 꽃가루는 자기 새끼는 그대로 있어요.”
거친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자라는 토종 들꽃이 달력 한 장 한 장에 향기롭게 피어났습니다.
2018년 무술년 야생화 달력의 주제는 '바위와 절벽에서 피는 꽃' 입니다.
녹취> 김정명(73세) / 야생화 사진작가
“야생화 중에 제일 예쁜 게 절벽에서 피는 꽃이에요. 척박하기 때문에.”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들과 산을 훑고 다니며 토종 꽃 사진만 찍어 온 김정명 작가는 매년 야생화 달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1995년을 시작으로 2018년 달력이 24번째입니다.
달력의 수요가 줄고 있지만 그의 야생화 달력은 국내는 물론 해외 교포에게도 인기입니다.
녹취> 김정명(73세) / 야생화 사진작가
“5~6년간 쫓아다녀야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어요. 주제를 잘 만들기 위해. 9월에 달력이 나오는데 10월에 거의 나가고 11월이면 끝나요.”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1년 200일은 산과 들을 찾아 다니며 위험을 무릅쓰고 찍은 사진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정겨움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작가의 우리 꽃 사랑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세계의 식물원 등을 찾아 외국에 나가 있는 우리 야생화도 사진에 담고 있습니다.
금선 개나리, 섬초롱꽃, 원추리 등 외국에서 사랑받은 우리 들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녹취> 김정명(73세) / 야생화 사진작가
“생명력이 끈질기고 우리 민족사가 생각나요. 꽃도 그 끈질김으로 인해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어요.”
우리 산과 들녘의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에 사랑과 정성을 쏟아오고 있는 작가는 이미 2019년 달력 주제를 '백두산에 피는 꽃'으로 정하고 새해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 리포트 남현경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