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성로' 하면 과거 무엇이든 만들 정도로 제조기술이 뛰어난 기술장인들이 많았는데요
백 년 전통의 이곳 공구 거리에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인 기술예술 융합 공간이 들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유선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유선 국민기자>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공구 거리인 대구 북성로.
전성기에는 천 2백여 개의 공구 도매상과 공업사가 있었지만 지금은 일부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곳 한편에 들어선 기술예술융합소 '모루'.
건물 안에 들어서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한 기술장인의 과거 작업 공간을 재현한 공방.
두드리기만 하면 돈이 됐던 함석을 60년 동안 다뤘던 함석 기술자의 땀이 서려 있는데요.
오랜 세월 손때가 묻은 다양한 공구가 잘 정리돼 있습니다.
크고 작은 대패 백여 개를 선보인 전시도 열려 사라져가는 공구에 대한 추억을 되살립니다.
보시는 것은 '모루'라는 도구.
대장간에서 불에 달군 쇠를 두드릴 때 받침대로 쓰는 것으로 '모루'는 이곳 기술예술융합소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공구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관람객들이 소품 책꽂이를 만들어봅니다.
“길을 만든 다음에 세워주고 반복하면 됩니다.”
인터뷰> 이현진 / 대구시 수성구
“평소에 이런 것을 만지거나 공구를 접해볼 기회가 잘 없거든요. 생소하긴 한데 해봐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고 재밌네요.”
불과 몇 시간 사이에 뚝딱 책꽂이 하나가 완성됩니다.
인터뷰> 정선윤 / 북성로 공구판매업 관계자
“처음에는 아무것도 못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가고 직접 해보는 걸 재밌어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필요한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예술인들이 공구로 만든 악기도 볼 수 있는데요.
(영상촬영: 강영지 국민기자)
실로폰 등 두드리면 소리가 나는 악기들로 실제 연주도 할 수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끕니다.
인터뷰> 김효선 / 음악가
“이게 다 북성로에 있는 물품들인데요. 이것은 공장에서 쓰이는 동파이프고 이것은 볼트와 너트. (변형해서) 악기들을 만들어 밴드 활동도 하고 있고 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옛 기술을 간직한 장인들과 지역 예술인들의 협업으로 이뤄진 기술예술융합소 '모루'.
대구의 침체됐던 도시공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물론 관심을 끄는 색다른 관광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민리포트 최유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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