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사회였던 과거에는 농사를 짓는데 중요했던 것이 바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뛰어난 지혜와 과학기술로 해시계인 '앙부일구' 등 다양한 천문도구를 만들어 농사일에 활용했는데요.
농업과 관련된 천문도구 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 현장을, 노지원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노지원 국민기자>
첨단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농업부터 사람 대신 일을 척척 해내는 농업용 로봇까지.
농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현대 농업의 모습입니다.
기상예보를 통해 미리 날씨를 알 수도 있는데요.
(국립농업박물관 / 경기도 수원시)
그렇다면 과거는 어땠을까?
옛 농업과 관련된 천문도구 유물 전시가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이라는 주제로 마련됐는데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전시장 입구, 관람객들의 움직임을 따라서 빛나는 별빛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느끼게 합니다.
인터뷰> 김서연 / 경기도 광주시
"예전에 농사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왔어요. 아빠랑 같이..."
하늘을 관찰하고 계절의 흐름을 살피면서 농사일에 중요한 시간을 예측했던 그 옛날,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시간이나 별자리의 이동을 알게 해주는 유물인 천문도구를 선보였는데요.
신라시대에 만든 해시계 조각, 1천 4백여 개의 별과 별자리를 돌에 새긴 조선시대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까지 있습니다.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유물도 선보였는데요.
조선시대에 제작된 정남일구, 지평일구, 그리고 앙부일구 등 해시계가 대표적입니다.
그림자를 통해 시간을 측정하는 다양한 모습의 앙부일구가 선보였는데요.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국립농업박물관이 소장 중인 다리 세 개 달린 '앙부일구'.
전화 인터뷰> 이윤희 / 국립농업박물관 전시팀 선임
"앙부일구가 저희 국가유산으로 등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농사의 절기와 관련된 그런 내용들을 같이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높이 15cm에 지름 32.4cm, 무게 10.9cm인 이 '앙부일구'.
보통 앙부일구와 달리 선과 방위를 생략한 대신 절기를 알 수 있는 11개 선을 새겼습니다.
또 용머리 받침대 세 개위에 반구형 시계판이 있고, 그 중앙에 있는 화살촉 모양인 영침의 그림자로 시간과 절기를 알 수 있었는데요.
한낮 정오 무렵 정밀 작동해 농사 작업 시점을 알렸습니다.
현장음>
"여기 끝에 보이지, 여기 끝으로 해서 지금이 몇 시구나, 이렇게 알 수 있었대..."
인터뷰> 김민규 / 경기도 수원시
"(앙부일구가) 옛날에 있었고 더 이상 없는 줄 알았는데 여기 있어서 신기해요."
인터뷰> 이지희 / 경기도 수원시
"앙부일구 전시 보려고 왔어요. 아이가 좋아해서..."
인터뷰> 최한빛 / 경기도 수원시
"해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리도 알게 되고 농업이라는 소재와 연결돼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동서양의 천문도구도 볼 수 있는데요.
태양과 별의 고도를 측정해 시간을 계산하던 서양의 천문도구 '아스트롤라베', 동양의 전통 우주론을 담은 시계인 '혼개통헌의'도 있습니다.
노지원 국민기자
"이곳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앙부일구 속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고, 계절과 농사의 흐름을 생생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로 구현된 동궐도 모습인데요.
다양한 조선시대 기상관측 도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계절 체계에 맞게 조선시대에 편찬된 서책인 '농사직설'과 '농가집성'도 있고, 농사와 농촌 모습을 담은 조선시대 그림 '빈풍칠월도'와 '경작도'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계절별로 사용했던 예전 농사 도구도 선보였는데요.
씨앗을 뿌릴때 쓰던 종다래끼와 고써레, 김매기 작업 때 쓰던 깍지와 토시, 수확한 곡물을 걸러냈던 키와 도리깨, 씨앗이나 곡식을 보관했던 둥구미도 보입니다.
전시를 관람한 뒤에는 내가 태어난 날과 가까운 절기의 디지털 엽서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배성아 / 경기도 수원시
"아이들이 터치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쉽게 다가가는 기획 전시가 된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인터뷰> 조기식 / 경기도 화성시
"아이들의 흥미를 끌게 잘 되어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농사 관련 유물을 보면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 오는 9월 14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무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촬영: 최미숙 국민기자)
노지원 국민기자
"우리 선조들은 하늘의 오묘한 질서를 과학기구로 관찰하면서 삶의 풍요를 꿈꿨는데요.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한번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노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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