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 '무작위 뽑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가게에 설치된 기계 장치에 결제하면, 캐릭터 굿즈 등 상품 캡슐이 나오는 형태로 관련 가게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원하는 상품을 얻을 수도 있지만 자칫 과소비 같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백성애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백성애 국민기자>
(장소: 대구시 북구)
대구에 사는 청년 직장인 백하연 씨, '무작위 뽑기' 가게를 자주 드나들며 캐릭터 피규어와 키링을 모으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인터뷰> 백하연 / 직장인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뽑기 가게가) 시내 부근에 정말 많더라고요."
'무작위 뽑기'를 즐기며 직장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다고 말하는 백씨.
뽑기를 통해 손안에 넣은 키링을 가방 고리에 달고 다니며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만들기도 합니다.
인터뷰> 백하연 / 직장인
"어떤 게 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제가 원하는 제품이 나왔을 때 그 도파민이 저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 같고요."
'무작위 뽑기'를 주제로 한 유튜버가 상당히 많아 유행 물결을 타고 있는데요.
뽑기 과정에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이 나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작위 뽑기' 검색 건수는 지난 4월 한 달에 2만 7천여 건에서, 5월에는 3만 천 2백 건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구시 중구)
이곳은 대구의 번화가인 동성로, 취재진이 확인한 '무작위 뽑기' 가게만 대여섯 곳이나 될 정도로 많습니다.
백성애 국민기자
"요즘 전국 곳곳에 무작위 뽑기를 할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데요. 제가 대구 시내 한 곳에 들어가 직접 해보겠습니다."
6가지 상품이 이미지로 그려져 있고 안에 캡슐이 들어있는 형태인 '무작위 뽑기'.
취재진이 짱구 캐릭터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신용카드로 5천 원을 결제하자 곧바로 캡슐이 나옵니다.
원하는 것과는 달리 캡슐 안에서 유리 피규어가 나왔는데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예측 불가능한 게 특징인 '무작위 뽑기'.
동전을 뽑기 장치에 넣어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최소 4천 원에서 7천 원까지 걸어야 뽑기를 할 수 있는데요.
뽑는 과정에서 묘한 긴장감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상품이 나오면 강한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경험을 중요시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소비 특성을 반영합니다.
인터뷰> 김태영 / 대학생
"제가 원하는 상품을 기대하고 계속해서 뽑게 되는데 그 결과에 부응하는 짜릿함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한 가게 주인은 평일보다 주말 이용자가 훨씬 많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차훈 / 무작위 뽑기 가게 운영
"평일에는 약 100명 정도 방문하고 주말은 그보다 3배 정도가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무작위 뽑기' 가게가 전국적으로 계속 늘고 MZ세대 사이에 유행처럼 확산된 모습인데요.
전문가는 기대감에 더해 자신만의 성취감을 그 이유로 꼽습니다.
전화 인터뷰> 허창덕 /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
"본인이 무엇을 뽑을 것인가에 대한 짜릿한 기대감, 그리고 수집하기 어려운 그런 아이템을 갖게 됐을 때 성취감도 있는 거죠."
하지만 부작용이 뒤따를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전화 인터뷰> 허창덕 /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
"자기가 원하는 아이템을 못 가지게 되면 그것을 계속 뽑아야 되겠다고 하는 심리를 자극하게 돼서 계속 돈을 쓰게 되는 거죠. 그래서 과소비나 이렇게 뽑기의 중독 위험도 없지 않아 있다..."
최근들어 일본에서 유래된 '쿠지'로 불리는 또 다른 무작위 뽑기도 국내에서 확산되는 추세, 한국에선 복권 형식의 '종이 뽑기'로 불리는데요.
하드보드지 판에 걸린 종이를 뽑은 뒤, 적힌 등수에 따라 무작위로 상품을 받아 갈 수 있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과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사행성 논란'에 이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뽑을 수 있는 확률이 불투명해 '조작 논란'도 일고 있는 '무작위 뽑기'.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됩니다.
(촬영: 김도형 국민기자)
백성애 국민기자
"MZ 사이에 인기 열풍이 불고 있는 '무작위 뽑기'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이들이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백성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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