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국민기자>
(여주시 특산품 홍보영상)
한 남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잔디밭에 쭈그려 앉습니다.
땅에 꽂힌 화살을 만지려다 이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영상 오른쪽 하단에는 같은 동작을 하는 세계적인 아이돌, BTS의 ON의 뮤직비디오 화면이 나옵니다.
뮤직비디오에선 북을 들고 있던 소년이 고구마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여주 특산품인 고구마를 홍보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만든 영상입니다.
노래와 입이 잘 맞지 않고, 표정도 춤도 어색하기만 연기하는 모습은 진지합니다.

인터뷰> 김정대 / 여주시청 홍보팀 주무관
"제가 홍보팀 직원이고 처음에 영상 홍보를 같이 했던 사람이라 책임감을 갖고 (출연) 하게 됐고요. BTS라는 한류 콘텐츠를 경기도 여주라는 시골 동네에서 비슷하게 패러디하는 것 자체가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들에게 여주라는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업로드 첫 달 조회 수가 50만에 달했습니다.
BTS의 세계 팬들이 몰려와 댓글을 달며 응원하기도 하고 여주 특산품이 고구마라는 걸 처음 알았다는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김정대 / 여주시청 홍보팀 주무관
"여주의 아름다운 모습과 고구마를 톡톡히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고구마연구회 분들이 감사 인사를 하셨던 것 같고요."

지난해 영상을 통해 농특산물 판매 쇼핑몰을 홍보했던 경북의 경우 쇼핑몰 '사이소'의 판매액이 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역의 관광명소와 맛집 등을 소개했던 영상의 파급력이 판매 효과로 이어진 겁니다.
대구시 공무원들이 만든 영화 <신세계> 패러디 영상입니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자는 캠페인 영상입니다.

영상음>
"놔봐라. 놔봐라 좀. 나 아직 마스크 안 썼다고..."

대구시의 또 다른 영상.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합니다.
배꼽 빠지게 웃었다는 댓글부터 착한 임대료 운동에 공감한다는 후기까지 다양한 평들이 이어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자는 파주시의 캠페인 영상입니다.
반짝이 의상을 입고 투명 마스크를 낀 공무원이 트로트로 거리두기 캠페인을 펼칩니다.
중간마다 파주의 특산품인 인삼과 장단콩 인형도 등장해 함께 춤을 춥니다.

인터뷰> 진형덕 / 파주시청 뉴미디어팀장
"트로트에 관심이 많아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트로트로 계속해서 (홍보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저희가 직접 자비로 충당을 많이 하는 편이고요. 의상 같은 경우에도 동네에 있는 라이브 카페에 가서 빌려달라고 요청도 했는데요. 제 생각에는 파주시 차원에서 홍보효과, 브랜드 (가치) 상승, 이미지가 많이 높아진 것 같아요."

전국의 지자체 간 영상홍보 경쟁이 치열합니다.
처음엔 '공무원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제는 웃음을 자아내고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그야말로 B급 감성의 홍보가 대세입니다.
영상 홍보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 속에 지자체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보직도 생겨났습니다.

각 자치단체의 홍보영상 경쟁이 치열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춘 적극행정의 또 다른 모습인데요.
더욱더 새롭고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기대해봅니다.

국민리포트 박혜진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