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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식물계 황소개구리 '가시박' 신음하는 생태계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식물계 황소개구리 '가시박' 신음하는 생태계

등록일 : 2021.11.04

김태림 앵커>
산이나 하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나무를 뒤덮고 있는 덩굴식물을 볼 수 있습니다.
식물계 황소개구리라고 불리는 '가시박'인데요.
워낙 번신력과 생존력이 강해 국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지만, 제거도 쉽지 않습니다.
피해 현장, 오도연 국민기자가 돌아봤습니다.

오도연 국민기자>
(한탄강변 / 경기도 연천군)
연천군 한탄강변, 강변부터 시작된 가시박이 산등성까지 번졌습니다.
산자락의 나무들은 모두 말라 죽고 앙상한 가지만 덩굴 사이로 드문드문 보입니다.

(여주 남한강 / 경기도 여주시)

여주 남한강 주변도 가시박 덩굴이 강변을 따라 무성합니다.

(탄천 / 서울시 강남구)

도심 하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아침 운동을 하는 산책로를 따라 온통 가시박이 자라고 있습니다.
10m 훨씬 넘는 버드나무숲도 가시박으로 뒤덮였습니다.

인터뷰> 김익 / 서울시 강남구
“이게 수양버들이고 큰 나무가 뒤덮어 버리면 나무가 다 말라 죽어버리거든요. 이게 번식력이 어마어마해서 놔두면 전국을 다 덮을 거예요. 그래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 탄천에 버드나무는 가시박에 뒤덮여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룻밤에 30cm씩 자랄 정도로 가시박의 성장 속도가 빨라 나머지 나무들도 가시박에 뒤덮이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버드나무는 온통 가시박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러면 제가 버드나무 아래로 들어가 그 밑의 상황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굵은 가시박 줄기를 당겨보겠습니다.
햇볕이 들지 못하는 버드나무 아래쪽은 황무지처럼 변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잔가지들이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강정자 / 서울시 서초구
“어디를 가도 칡 비슷하게 생겨서 온 산야를 덮어 많은 나무를 죽이는데 낫이라도 들고 가서 베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 들었어요.”

여주시의 한 농촌 마을입니다.
농작물이 자라는 밭이나 논 옆에서 가시박이 자랍니다.
논 안쪽으로 가시박 덩굴이 뻗어 나가면서 벼 생육에도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씨앗을 둘러싼 가시는 살을 파고 들어갈 정도로 날카로워 사람의 손으로는 제거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점수 / 경기도 여주시
“이게 논이나 밭에 들어가면 곡식이 클 수가 없고 이게 크면 그늘막이 져서 농사짓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1980년대 오이나 호박의 접붙이기용으로 들여온 가시박은 번식력이 강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200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고 예산을 들여 제거 작업을 하고 있지만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이효혜미 /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장
“전국 252개 시군구 중 가시박이 132개 시군구에서 출현하는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치로 보면 50% 정도는 우리나라 전국으로 봤을 때 가시박이 다 출현하고 있다고 조사 결과가 나와 있고요. 생태계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수준까지 밀도를 낮춰 주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1년생 가시박은 날이 추워지면 시들어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땅속에 있는 씨는 발아를 하면서 빠르게 인근 지역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지금과 같은 제거 작업으로는 확산 방지에 한계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가시박 덩굴이 커다란 버드나무를 뒤덮고 있습니다.
무서운 번식력으로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시박 퇴치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오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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