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차연 앵커>
보수동 책방 골목은, 오랫동안 부산의 상징으로 알려진 곳인데요.
인터넷 서점이 확산되고 재개발 추진으로 책방이 크게 줄면서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을 지켜내기 위해 자치단체부터 시민, 학생들까지 한마음, 한뜻이 되고 있는데요.
조라희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라희 국민기자>
(보수동 책방골목 / 부산시 중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가봤을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6·25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오래된 책을 팔면서 형성됐는데요.
한때 책방이 100개나 됐지만 인터넷 서점이 확산되고 최근 이 일대 재개발로 잇따라 문을 닫은 상황, 현재 운영되는 책방은 31곳으로 줄었습니다.
책방 주인들은 언제 문을 닫게 될지 몰라 그야말로 좌불안석입니다.
인터뷰> 남명섭 / 'ㅊ 서점' 운영
“저 앞 골목에서 서점을 하다가 재개발한다고 건물이 팔려서 여기로 이사 온 지 1년도 안 됐는데 또 이 건물이 팔려서 이사를 가야 하는데 참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책방 골목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책방골목 입구에 위치한 문화관, 얼마 전 관할 구청이 도서 목록을 안내하는 키오스크 시설을 마련했는데요.
원하는 책 제목을 검색하면 구입할 수 있는 책방을 화면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이주현 / 보수동책방골목 문화관 담당자
“보수동 책방골목에 있는 서점 활성화를 위해서 중구청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해 직접 설치했습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을 찾는 관광객들이 도서 검색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도서 소독기도 마련됐는데요.
오래된 책을 파는 만큼 잘 소독해 가져갈 수 있습니다.
책방골목에 응원의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곳은 책방골목에 있는 한 공공북카페, 인근 2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백일장 대회에서 책방골목을 주제로 쓴 시를 모은 출판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책방골목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각자 시에 담았는데요.
읽기엔 소중하고 읽기에 아름답다며 <헌 책>을 제목으로 쓴 시도 있고, '책 속에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골목마다 찾아다니는 목적을 가지고 방문해 본다면 그 매력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책골목 삼행시처럼 지은 시도 보입니다.
인터뷰> 김성일 / 부산 혜광고 교사
“미술 동아리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엽서도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학생 시집 전시가 열린 카페에서도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정선 / 공공북카페 운영자
“보수동 책방골목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보수동 블렌드라는 커피를 저렴하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와 뜻있는 개인이 함께 만든 보수동 책방골목활성화 위원회도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받아 골목 재생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양군 /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장
“보수동 책방골목을 영구 보존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동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책방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책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양군 / 보수동 책방골목 번영회장
“옛날 골목길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에 많이 찾아와 주시면 앞으로도 유지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숙희 / 부산시 중구
“어릴 때부터 책방골목에 있는 책들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이 책방골목이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습니다.”
(촬영: 김우태 국민기자)
부산 중구의 관광특구로 지정돼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키기 위한 하나 된 마음과 노력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을 상징하는 이곳이 다시 한번 날개를 달아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조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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