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울진군 기성면에 가면 늘 부부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는 집이 있다. 계획했던 귀농은 아니지만 운명이 이끄는 대로 그곳에 자리 잡았다는 안순랑(75) 씨와 그의 남편 박동순(80) 씨 부부의 일상을 따라가 보자.
2. 더디지만 스스로 알아가는 농사꾼
- 젊은 시절 각자 공무원 생활을 하다 결혼 후 동대문에서 사업을 오래 했던 부부는 12년 전, 오래되고 낡은 순랑 씨의 친정집을 수리하기 위해 울진을 자주 오갔다. 천천히 시간 날 때마다 하다 보니 수리는 점점 지체되었고 그때마다 바다낚시를 다니며 어느새 울진 동해 바다에 푹 빠져버린 동순 씨, 어느 날 서울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무렵 아내도 귀농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부부는 계획도 없던 귀농을 하게 됐다. 그리고 부부에게 도시 생활은 빠르게 지워져 갔다.
- 농사를 짓다 보면 건강에도 좋고 시간도 잘 간다는 부부는 기관에서 배운 것보다 직접 농사를 짓고 동네 선배들에게 배운 것이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농사꾼 흉내를 낸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해풍 맞고 자란 고추와 블루베리가 쑥쑥 커가고 논에 우렁이가 커갈 때마다 농사의 재미에 흠뻑 젖는 12년 차 베테랑 농사꾼이 되었다. 부부는 다품종 소량의 작물을 약도 치지 않고 직접 배양한 미생물과 발효물을 이용해 친환경 농사를 하고 있다.
3. 이제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 귀농 전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지만 귀농 후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살면서 건강을 되찾았다는 순랑 씨. 이제는 도시에 있던 순랑 씨의 남동생도 한 달 전 귀농해 부부에게 농사를 배우고 있다. 언젠가 농사를 더 이상 짓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남동생에게 자연스레 물려줄 생각이다.
- 부부는 새 수확물이 생길 때마다 멀리 해외와 서울에 있는 자식 대신 마을 어르신들에게 작물을 나눠 드린다. 회관에 들러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적적함도 덜 수 있다고 한다.
4. 에필로그
- 건강한 먹거리와 눈이 시린 동해 바다 곁에서 행복한 노후를 즐기고 있는 동순 씨와 순랑 씨 부부는 차츰 자연과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