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지 앵커>
1997년 미국 라이프지가 '세계 100대 영웅'에 사람이 아닌 군마를 선정했는데요.
화제의 말은 6·25 전쟁 당시 포화 속에서 혼자 탄약을 날라 전투를 승리로 이끈 레클리스입니다.
DMZ 접경지역 연천에 '레클리스 추모공원'이 조성됐는데요.
한국 전쟁의 숨은 영웅, 마숙종 국민기자가 소개합니다.
마숙종 국민기자>
(레클리스 동상 제막식 / 미국 버지니아주 국립해병대 박물관)
2013년, 미국 해병대박물관 야외 공원에서 특별한 동상이 제막됐습니다.
현장음> 해럴드 워들리 / 한국전 참전 예비역병장
"레클리스 동상 제막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동상의 주인공은 6·25 전쟁 때 맹활약을 펼친 영웅마 레클리스입니다.
(태평양 캠프 펜들턴 / 미국 캘리포니아)
영웅마 동상은 미국 해병대 박물관에 이어 켄터키주 말 공원과 캘리포니아주 캠프 펜들턴에도 세워졌는데요.
미 해병대 참전 용사들은 무거운 탄약을 지고 연기와 화염 사이로 달려오던 용감한 말을 회상합니다.
인터뷰> 마이크 메이슨 / 한국전 참전 해병대
“(레클리스는) 정말 멋진 말이었어요. 아시다시피 말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레클리스는 진정한 해병대였습니다.”
'아침해'로 불리던 한국산 경주마 레클리스는 6·25 전쟁 때 미군 해병대 소속으로 전선에 투입됐는데요.
1953년 연천 전투에서 380여 차례나 고지를 오르내리며 탄약을 실어 날라 전투를 승리로 이끈 공로로 무공훈장 등 5개의 훈장을 받고 하사 계급으로 진급까지 했습니다.
(고랑포구 역사공원 / 경기도 연천군)
미 해병대와 함께 미국에 가서 전역한 '레클리스'는 1968년 숨져 기지 안 묘지에 안장됐는데요.
2016년 조성된 연천 역사공원에 전장을 누비던 늠름한 모습과 이야기로 고향땅을 찾아왔습니다.
등에 탄약통을 싣고 산을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실물 크기로 제작해 당시 용맹성을 표현했습니다.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다는 의미의 레클리스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포화 속을 기수도 없이 혼자 고지에 오른 후, 내려올 땐 부상자를 싣고 돌아왔습니다.
(고랑포구 역사공원 / 경기도 연천군)
현장음> 금가현 / 백학마을 역사관 대표
"'렛츠 고'하면 혼자 가는 거예요, 그것을 무려 52회를 반복했어요, 이 전쟁에서... 그때 탄약 운반한 양이 4톤 분량입니다."
현장음>
"포탄이 쏟아지는 고지를 하루에 수십 번 오가면서 전투에 참여했는데 부상을 당하지 않았나요?"
현장음>
"아니죠, 부상도 당했는데 그것을 다 극복하고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거예요."
역사관에는 레클리스의 편자와 꼬리털이 전시돼 있고, 방문객이 직접 레클리스와 함께 고지로 달려가는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인터뷰> 이병락 / 대전시 동구
“6·25 전쟁 중에 사람이 아닌 말이 전쟁 물자를 날라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굉장히 감동이었습니다.”
한국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손꼽히는 연천전투에서 맹활약한 영웅마 이야기는 역사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인터뷰> 김후림 / 경기도 문화관광해설사
“전쟁터를 누볐던 레클리스 하사는 생전의 모습으로 남아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촬영: 김창수 국민기자)
세계 100대 영웅에도 오른 적이 있는 군마 레클리스는 미국과 한국에 세워진 동상과 함께 활약상을 담은 책과 뮤지컬에 이어 영화로도 나올 예정입니다.
국민리포트 마숙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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