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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3년 만에 재개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여 열기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3년 만에 재개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여 열기

등록일 : 2022.09.21

김민혜 앵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면 가치가 없는게 아닌가 생각하게 될텐데요.
이런 사회적 통념을 깨는 '멍때리기 대회'가 한강 잠수교에서 열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열린 만큼 참여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정수연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정수연 국민기자>
(반포 한강공원 / 서울시 서초구)
한강공원에 나들이 온 사람들, 돗자리를 펼쳐 소풍을 즐기거나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데요. '코로나19'에 폭염과 태풍까지 힘들었던 여름을 뒤로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인터뷰> 이선영 / 서울시 서초구
"산책을 나오고 싶어서 왔는데 분수쇼도 볼 수 있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한강 잠수교 / 서울시 서초구
(2022 한강 멍때리기 대회)

한강공원 주변 잠수교에서 3년 만에 다시 열린 '멍때리기 대회', 가만히 앉아 90분 동안 멍때리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데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뒤처지거나 가치가 없다는 사회적 통념을 깨기 위한 것입니다.

인터뷰> 웁쓰양 / 멍때리기 대회 창시자
"지금은 쉬는 시간에도 '나 혼자 멈춰있는 게 맞나?' '이 시간에 다른 것을 더 해야 하지 않나?' 이러한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고도로 바쁘게 사는 사회가 된 것 같아요."

참가 신청자가 많아 80대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50팀, 개인 또는 여러 사람이 각각 팀을 이뤘는데요.

인터뷰> 정경종 /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
"머릿속을 비우는 게 목적이다 보니까 저희가 안 좋은 일들을 잊고 다 같이 행복해지려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최여정 /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스트레스를 풀고자 지원하게 됐습니다."

대회 시작에 앞서 굳은 각오를 다져봅니다.

현장음> "1등 할 거예요∼"

침묵 속에 다 함께 체조부터 하며 대회가 시작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가치 있는 행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멍때리기, 90분 동안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규칙인데요.
15분마다 심박수를 측정해 그래프가 안정적이거나 점차 하향 곡선을 보이면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구경하는 시민들이 멍때리기를 잘한다고 보는 참가자에게 스티커를 붙여 투표하기도 하는데요.
늦더위 따가운 햇볕 때문에 더 이상 멍을 때리기 어려운 참가자가 중도 포기합니다.

현장음>
"여기 볕이 직방이에요..."
"우승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해주셨습니다∼"

중도에 그만둔 참가자는 복장을 갖춰 입은 포졸들의 안내를 받으며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멍때리기를 잘하는 참가자들, 중간에 색깔 있는 카드를 들어 원하는 것을 요청할 수 있는데요. 파란색 카드를 들어 물을 달라는 참가자도 있고 노란 카드를 들어 부채질을 해달라는가 하면, 빨간색 카드를 들어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받는 참가자도 있습니다.

현장음>
"3, 2, 1, 네 선수분들 고생 많았습니다. 2022년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종료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버틴 참가자들, 측정한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로 평가해 가장 안정적으로 '멍을 때린' 세 명이 시상대에 올랐는데요.

현장음>
"가장 독보적인 멍때리기를 선보이며 멍때리기의 품격을 높이는데 기여하였으므로 이 상장을 드립니다."

인터뷰> 임우석 / 멍때리기 대회 수상자
"혼자 집에서 멍때리다 보면 가끔 슬퍼지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정말 즐겁게 멍때려서 너무 금방 끝난 게 정말 아쉬웠습니다."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참가자도 멍때리기 대회를 통해 깨달음을 얻어갑니다.

인터뷰> 홍의진 /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
"이번 계기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어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취재: 정수연 국민기자 / 촬영: 최미숙 국민기자)

매일 정신없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현대사회.
멍때리기의 가치가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몸과 마음 모두 지칠 대로 지쳐가는 사람들, 3년 만에 열린 멍때리기 대회가 가만히 있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정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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