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조선시대에 축조한 한양도성은 서울의 관광명소 중 한 곳인데요.
유서 깊은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홍보하는 '한양도성 성곽 지킴이'가 올해 60여 명 선발돼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폭염 속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관심을 보이는 봉사 현장을 최혜령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혜령 국민기자>
(장소: 숭례문 / 서울시 중구)
주말 오후, 한양도성 4대문 중 하나인 숭례문 앞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한양도성 성곽 지킴이'인데요.
(한양도성 / 서울시 중구)
서울시가 유서 깊은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선발한 자원봉사자로 지난 6월부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명옥 / 서울시 문화유산활용과 주무관
"성곽지킴이는 한양의 수도 성곽... 그러니까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 이 3개의 성곽을 보존하며 알리고 지키는 그런 시민 자원봉사 활동입니다."
길이 18.6km의 한양도성을 담당 구역별로 세 개 팀으로 나눈 '한양도성 성곽지킴이'는 모두 61명, 오늘은 10여 명이 봉사 활동에 나섰는데요.
어떤 일을 하는지 취재진이 동행해 봤습니다.
현장음>
"이제 출발하시죠,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마시고..."
숭례문을 출발해 남산으로 향하는 성곽지킴이, 도성 주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줍고, 성곽 둘레길 주변의 도로에 널린 쓰레기까지 열심히 치웁니다.
인터뷰> 지은숙 / 한양도성 성곽지킴이
"담배는 절대로 피우면 안 되는데 담배꽁초도 발견되거든요. 강아지 용변을 비닐봉지에 싸서 성곽 밑에다가 버리는 게 있는데..."
폭염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사이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는데요.
취재진이 돌아보니 어느새 도성 주변이 말끔해진 느낌입니다.
인터뷰> 김범수 / 서울시 마포구
"문화 유적 관리하고 청소하는 모습을 봤는데요. 정말 감동 받았어요."
이론과 현장 교육을 받은 대로 시민이나 관광객에게 한양도성을 설명하면서 실력 발휘를 하기도 합니다.
성벽을 표시한 돌에 대해 설명하고,
현장음>
"성벽이 여기서부터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는 모양을 표시한 겁니다."
성벽을 쌓을 당시 나무 기둥을 박았던 흔적 등 이모저모를 설명해 줍니다.
인터뷰> 김정일 / 서울시 용산구
"특히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서 정말 진정으로 일하는 게 느껴지고요."
자상한 설명에 외국인 관광객도 귀를 기울입니다.
인터뷰> 세란 / 튀르키예 관광객
"성벽의 역사를 이야기 해줘서 한국에 관해 더욱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어요."
2시간 동안 활동을 하고 다다른 남산 팔각정, 김밥이나 빵을 먹으며 잠시 쉬는데요.
무려 7년간 봉사활동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선영 / 한양도성 성곽지킴이
"제가 1976년도에 숙정문과 성곽 보수 공사를 했는데요. 성곽지킴이 활동을 하게 되니까 옛날 생각도 나서 많은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다시 광희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번에는 성곽 주변 점검에 집중하는데요.
휴대전화로 성곽에 자란 나무를 촬영합니다.
인터뷰> 홍성민 / 한양도성 성곽지킴이
"신고를 하면 해당 관련 자치부서에서 그것을 제거하고요."
얼마쯤 갔을까, 이번에는 파손된 계단을 발견하고 역시 휴대전화에 담습니다.
인터뷰> 홍성민 / 한양도성 성곽지킴이
"탐방로는 폐쇄하고 공사를 새로 해서 시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양도성이 축성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석돌을 썼다는 성곽지킴이의 해설에 취재진도 녹음 기록을 하면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현장음>
"태조 때 (축조) 했다가 중간에 숙종 때 무너졌고 다시 지은 것은 숙종 때에 축성 기법으로..."
광희문으로 가는 길, 일제강점기 당시 문화주택단지를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파헤쳐 성벽이 크게 훼손된 가슴 아픈 사실도 알게 됩니다.
성곽지킴이와 함께 걸으며 활동 모습을 지켜본 외국인 관광객,
인터뷰> 세란 / 튀르키예 관광객
"오늘 힘들었지만 정말 놀라웠고 함께 성벽을 걸은 모든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성곽지킴이는 내년까지 매달 한 차례 4시간 동안 활동하는데요.
전 세계 수도의 도성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양도성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길 기대합니다.
인터뷰> 조혜경 / 한양도성 성곽지킴이
"폭염 날씨와 무관하게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마음에 담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성곽지킴이 파이팅!"
(촬영: 박성애 국민기자)
최혜령 국민기자
"수도 서울의 유서깊은 문화유산이자 관광명소이기도 한 한양도성. 폭염 속에서도 값진 땀을 흘리는 성곽 지킴이들이 소중한 문화유산 보호에 한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최혜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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