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 인구의 감소로 대학의 고민의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산의 대학에서 시니어들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청강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대학을 평생교육시설로 활용하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 김도형 국민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도형 국민기자>
(장소: 부산카톨릭대학교 / 부산시 금정구)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이 손자뻘 학생과 함께 역사 강의를 듣습니다.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어르신은 평소 관심을 두고 있던 분야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인터뷰> 김일룡 / 부산시 금정구
"재학생이 공부하는 것을 우리도 같이 청강할 수 있다고 들어서 제가 평상시 하고 싶었던 게 역사에 흥미가 있어서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에 대한 이해'라는 과목을 배웠습니다."
인터뷰> 조길자 / 부산시 금정구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받고 다가가서 이야기하며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러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한 5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너무 좋고요. 학교 오는 길 발걸음이 가볍고 정말 신납니다."
내 고장 역사를 깊이 있게 배우고 가르치는 어르신 학생과 교수 모두 강의 시간 내내 진지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하연희 / 부산시 기장군
"사실 부산에 살면서 그냥 우리 동네만 알고 역사를 잊었거나 모르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지역) 역사 이야기를 잘 말씀해 주셔서 부산에 사는 제가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덕헌 / 부산가톨릭대 교수
"학생들은 잘 모르는 부산 지역의 근대 역사, 지나간 발자취에 대해서 이미 시니어 청강생들은 기억하며 그런 장소를 알고 계신 분도 계시니까 제가 수업 때 하는 질문들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해주고 학생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들도 잘 채워주고 있어서 기대라기보다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단순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시간은 영화를 감상하고 철학을 이해하는 수업인데요.
현장음>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미움을 받지 않았을 것 같은 이 남자 '트루먼'에게는 사실 엄청난 비밀이 있습니다, 시니어 학생들은 영화 속 철학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김도형 국민기자
"이곳은 시니어 청강생들이 강의를 듣는 대학 캠퍼스입니다. 지금 이 캠퍼스에서는 축제가 진행 중인데요. 시니어 청강생들도 부스를 마련해 대학축제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도 돌아간 듯 어르신들이 만든 추억의 엽서에는 앳된 소녀의 감성이 묻어나는데요.
재학생들과 시니어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캠퍼스 축제가 세대 이음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명선 / 부산시 해운대구
"너무 젊어진 기분입니다. 대학 캠퍼스에서 지금 하늘이 푸르고 구름도 하얗게 나를 축복해 주듯 오늘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인터뷰> 이선숙 / 부산시 남구
"마침 학교 축제가 있어서 캘리그래피 부스에 참석했습니다. 글씨를 쓰다 보니까 집중하게 되고 이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박미애 / 부산시 금정구
"시니어 청강생들을 위한 행사가 있어서 참여를 했는데 캘리그래피는 개인적으로 처음 적어 봤어요. 제가 이 두 개를 써보니까 왠지 모르게 뿌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습니다."
시니어 오픈캠퍼스는 재학생과 함께 듣는 수업 뿐아니라 지역 문화탐방, 연합동아리, 영어 토론클럽, 나눔 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시니어 청강생들의 출석률이 85%를 웃돌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인터뷰> 한수민 / 부산가톨릭대 노인복지보건학과 재학생
"어르신과 대화하는 활동이 많았거든요. 배움에 대해 긍정적으로 즐겁게 받아들이시는 것을 봤어요. 그래서 저도 어르신들 모습을 본보기 삼아서 앞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시니어들에게 대학의 수업을 개방한 오픈 캠퍼스는 지난해 9월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세 개 대학 17개 강좌에 66명의 어르신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정원 / 부산가톨릭대 산학협력단장
"시니어 청강생 제도를 운영하면서 오픈 캠퍼스라는 개념을 가지고 지역에 계신 중장년 혹은 노년인 분들 그리고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재학생과 같이 어우러지는 세대 이음 강의도 운영하고 동아리와 필요한 예체능에 대한 비교과 프로그램이나 그런 것을 같이 협력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산시와 3개 대학이 함께 운영하는 오픈 캠퍼스는 시니어에 맞는 학과를 신설하는 등 복합캠퍼스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김도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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