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체 간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택배 쓰레기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서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혜택이 제공되면 느린 배송을 기다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요.
김경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경호 기자>
쓰레기 더미가 수거 차량에서 쉴틈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종이 상자와 비닐 포장지, 완충재 등 하루 수십 톤의 쓰레기가 분류장을 가득 채웁니다.
김경호 기자 rock3014@korea.kr
"쓰레기 더미 사이로 택배 상자와 스티로폼 상자, 비닐 포장지 등이 쌓여 있습니다. 이곳에 하루 동안 들어오는 쓰레기의 양만 25톤에 달하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체감이 안 되시죠. 무려 이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입니다."
유통 업체 간 속도 경쟁이 과열될수록 택배 쓰레기는 늘 수밖에 없습니다.
주문 즉시 상품을 낱개 포장해 배송하다보니 버려지는 포장지가 많아지는 겁니다.
인터뷰> 이정호 / 동양산업 부사장
"택배나 배달 서비스를 가정에서 많이 이용하다보니 종이 박스나 스티로폼 박스 등이 부피 기준으로 20~30% 정도 증가한 것 같습니다."
이런 현실에 맞서 제시된 대안이 바로 느린 배송입니다.
여러 개의 상품을 한 상자에 담아 보내면 포장지 사용은 물론, 운송 차량의 운행 횟수도 줄일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기다리는 만큼 탄소 발자국은 줄어드는 셈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국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포인트가 적립된다면 느린 배송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평균 배송 기간보다 사흘 더 기다릴 수 있다는 응답은 86%, 일주일까지도 괜찮다는 응답은 14%에 달했습니다.
결국 소비자가 기다림을 감내할 만큼 혜택이 필요한 건데 이와 관련한 정부 지원은 없는 상태입니다.
전화 인터뷰> 박은영 / 녹색연합 사무처장
"(느린 배송이) 활성화 되려면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거든요. 정부에서 지원을 한다든지 기업에서도 이용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반면 갭과 이케아 등 서구의 일부 기업들은 할인 요금을 적용한 느린 배송을 이미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정책적 지원과 함께 윤리 경영 차원의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이기환, 이수경 / 영상편집: 김예준 / 영상그래픽: 강은희)
KTV 김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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