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 산사태 위험이 증가합니다.
김현지 앵커>
이번 주말부터 장마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보되면서,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강재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강재이 기자>
(경북 청송 부곡리)
나란히 줄을 선 임시 조립주택 사이로 주민들이 화분을 가꾸고 담소를 나눕니다.
지난 3월 산불로 집을 잃고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부곡리 이재민입니다.
인터뷰> 김순자 / 청송읍 부곡리
"다 탔어요. 마을이 다 내려앉았어. 정말 무서웠다니까. 도깨비 동네 같았다니까."
살림을 꾸리며 조금씩 일상을 되찾는 듯했지만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2차 피해가 걱정입니다.
인터뷰> 김순자 / 청송읍 부곡리
"(산사태가) 걱정되죠. 어른들이 고사리 하러 봄에 가니까 다리가 푹 빠지더라네. 단단해야 하는데."
어르신들은 위급 상황에서 제때 대피할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인터뷰> 백종희 / 청송읍 부곡리
"아이고. 산사태 나면 우리가 다리가 아파서 어떻게 도망가. 걷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도망가고 할 시간이 없어. 확 밀어닥치는데. 산이 지금은 멀쩡해도 확 무너지면 순식간에 우리 있는 데로 다 무너져 내려와."
(영상제공: 주왕산국립공원)
청송군에서는 지난 산불로 전체 면적의 약 11%에 해당하는 9천320헥타르가 불탔습니다.
강재이 기자 jae2e@korea.kr
"이곳은 산불 피해로 나무와 뿌리가 모두 타버린 경사면입니다. 원래라면 이 흙이 물을 머금고 흡수해야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물이 그대로 흘러내릴 뿐입니다. 산이 더 이상 물을 붙잡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산불로 지반이 약해진 데다,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기상 패턴이 잦아지면서 산사태 위험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산불 피해 지역의 고위험 산사태 구간이 산불 전보다 약 1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공원과 지자체는 비탈면에 그물망을 씌우고 드론을 이용한 예찰 활동 등 피해 예방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미향 / 주왕산국립공원 행정과장
"경북 대형 산불로 인해서 3천260㏊가 탔습니다. 우기 전에 복구하기 위해서 탐방로 주변 사면에 식생보호 네트를 4만6천900㎡ 설치하였고 사방 시설은 공사에 착수했으며 다른 공원시설물은 지금 설계를 완료하고 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산사태 경보 기준을 낮추는 등 선제 대응을 강화하고, 주민들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송기수 김은아 / 영상편집: 정성헌 / 영상그래픽: 민혜정)
집중호우 시엔 계곡부나 급경사지 인근은 피하고 산사태 경보나 대피 방송이 울리면 즉시 대피소로 이동해야 합니다.
KTV 강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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