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복숭아밭에는 두 번의 꽃이 핀다고 말하는 농부가 있다. 한번은 봄마다 자연의 손길이 피워낸 분홍색 꽃. 또 한번은, 복숭아의 성장을 위해 일일이 봉지를 씌우는 농부의 손길에서 탄생한 노란색 봉지 꽃. 귀농 9년 차 박청목 농부는 지금, 노란 꽃 앞에서 웃고 있다.
2. 아티스트 꿈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
- 경상북도 영천, 여름의 뙤약볕이 쏟아지는 복숭아농장. 그런데 땀을 흘리면서도 내내 웃는 얼굴로 농장을 돌며 콧노래도 부르고, 사진도 찍는 농부 박청목 씨. 몸에 밴 흥이 예사롭지 않다.
- 국악을 공부하고 작곡도 했던 음악 청년 청목 씨. 그는 예술로 사람을 즐겁게 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생계 걱정이 늘 따라다녔다. 고향에서 과수원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이 계셨지만, 마냥 기대며 폐를 끼치고 싶진 않았다. 생계를 위해 과일을 차에 싣고 노점 장사도 하며 건설 현장에서 힘도 꽤 써봤다. 일과 음악을 병행하며 꿈을 좇던 시절을 거쳐 결국 그는, 아티스트에서 농부로의 변신을 결심했다. (경북농민사관학교 우수 수료생, 청년농업인 자립기반구축지원사업 정착지원금 도움)
3. 신나게 땀 흘리고, 신명 나게 땀 식히고. 누가 즐기는 자를 이기랴!
- 33,058m2(1만 평)의 복숭아농장 곳곳엔 IMF 시절 도시를 떠나 귀농을 한 부모님의 녹진한 땀과 눈물이 쌓여있다. 아들의 귀농 이후 농장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과학적인 재배를 위한 첨단 농기계들이 많아졌고, 복숭아 품종도 23개로 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즐거움! “아버지는 농장장님! 어머니는 회장님! 저는 대표! 아내는 전무이사입니다!” 넉살 좋게 가족을 소개하는 청목 씨의 밝은 성격이 농장에 활기를 더해준다.
- 수확을 앞두고 적과 작업, 봉지 씌우기 작업이 한창이다. 일하는 틈틈이 영상을 찍어 복숭아가 익어가는 모습을 블로그에 소개하는 청목 씨. 예술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단순한 농산물이 아닌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하려 노력한다. 23개 복숭아마다 캐릭터를 부여해 별명도 붙이고, 수확시기를 표시한 ‘복지도’도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4. 때론 단단하게! 때론 말랑하게~ 복숭아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 주말이 되면 농장에 호랑이가 나타난다. 바로 청목 씨의 아들 박호랑. 아장아장 농장 곳곳을 뛰어다닌다. 아내 승희 씨는 시어머니와 함께 텃밭에 앉았다. 가족이 먹을 만큼만 푸성귀를 뜯어 준비하는 소박한 점심. 3대가 모여 함께하는 즐거움이 일주일의 피로를 씻어 준다.
- ‘영천시 4H 협회장’이기도 한 청목 씨는 지역의 청년 농업인들과도 자주 만난다. 함께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각종 지원사업의 정보도 얻고, 서로의 고민도 나눈다. 비슷한 또래의 귀농인 가족들과 함께 평소에 점 찍어 두었던 영천의 관광지를 찾기도 하며, 슬기로운 귀농생활을 이어간다.
5. 에필로그
일할 땐 단단한 복숭아처럼 야무지게! 쉴 땐 말랑한 복숭아처럼 부드럽고 편하게! 어느덧 그의 일상도 복숭아를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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