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4차 협상이 지난주 금요일 막을 내렸습니다. 핵심쟁점에서 큰 합의를 이뤄내진 못했지만 앞으로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입니다.
닷새간 제주에서 FTA 협상을 취재하고 돌아온 유진향 기자와 함께 4차협상을 결산하고 5차협상을 전망해보는 자리 마련했습니다.
Q> 이번 협상의 성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공산품의 관세 양허안이 큰 관심사였는데,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나요?
A> 상품 분야의 경우 회의가 중단되는 등 첫날부터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당초 미국은 우리에게 공산품의 수정양허안을 제출했지만 우리측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양허안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미국으로 하여금 천여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겠다는 추가 수정안을 제출하게 하는양보를 받아냈습니다.
이로써 품목수 기준으로 즉시철폐 품목은 우리측이 80%, 미국측 77%로 균형이 맞춰졌습니다.
그동안 상품분과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품목 수의 불균형이 일정부분 시정된 겁니다.
Q> 농업과 섬유는 한미 양국이 서로 강세를 보이는 분야인데, 이 부분도 양보 없는 밀고 당기기가 이어졌죠?
A> 농업의 경우 한미 양국은 통합협정문을 작성하고 특별세이프가드 도입에 합의하는 등 일부 진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제출한 수정 개방안에 미국측은 불만족을 표시하면서 우리가 민감하게 여기는 농산물의 즉시 관세 철폐를 요구했습니다.
섬유는 예상대로 미국의 방어벽에 막혀 협상이 일찍 마무리 됐습니다.
미국은 관세 개방안의 추가 수정을 꺼렸고 원사까지 한국에서 생산돼야 원산지국으로 인정한다는 얀포워드 규정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일찍 마무리 됐습니다.
Q> 4차 협상은 이미 끝났고 이제 앞으로의 협상이 중요할 텐데요. 핵심 쟁점들의 합의가 5차 협상으로 미뤄지면서 연내 타결이 어렵게 됐죠?
A> 두 나라 수석대표는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최종 브리핑을 통해 5차 협상은 미국에서 12월 4일부터 닷새동안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6차 협상을 내년 1월 중순에 열기로 합의 했다고 밝혀 사실상 협상 타결이 내년으로 넘어갔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오는 5차 협상부터는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담판`이 시도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서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농업과 섬유가 이에 해당합니다.
분과의 벽을 넘어 전체 협상 차원에서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서로 민감한 분야에서 주고받기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Q> 5차 협상부터는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두 나라가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까요?
A> 5차 협상은 공산품 분야에서 자동차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측 협상단은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자동차의 관세 철폐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측은 관세 말고도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련 제도를 바꾸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5차 협상부터는 우리측의 주요 관심사항인 무역구제에도 협상력이 집중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훈 수석대표도 최종 브리핑에서 무역구제의 협상이 가장 더디다며 5차 협상에서는 무역구제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상품과 농산물, 섬유 등 3대 쟁점을 놓고 격돌하는 5차 협상은 한미FTA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걸로 전망됩니다.
진전이 있을 경우 6차 협상에서는 협상단 전체회의 대신 미타결 분야별 소규모 협상을 벌인 뒤 1차 최종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협상단은 지킬 것은 지키고 얻을 것은 얻어낸다는 기조 아래 국익을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