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년에 한두 번 입는 한복은 돈을 주고 선뜻 장만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서울의 한 자치구가 주민들이 기증한 한복들을 싸게 빌려주는 한복공유사업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양혜원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서울 마포구 용강동 주민센터입니다.
한복을 빌리러 온 시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북적입니다.
한 여성은 분홍색 한복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입어보기도 합니다.
옷고름을 매는 솜씨가 제법 능숙합니다.
한 남성은 붉은 색 한복이 마음에 드는지 옷고름 등 두루두루 살펴봅니다.
이곳에서 한복 한 벌을 1주일 동안 빌리는데 내는 돈은 2만 원입니다.
저소득층에게는 무료로 빌려줍니다.
용강동 주민센터가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기증한복 빌려주기 사업인 '한복옷장 공유사업'을 시작한 것은 작년 8월부터입니다.
인터뷰> 이현숙 행정민원팀장 /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
"필요하신 분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해드리는 사업이고 주민들의 반응도 정말 좋습니다."
현재 주민들이 기증해 이곳에 진열된 한복은 남녀 성인용은 물론 아동용 등 200여 벌에 이릅니다.
이곳에 비치된 한복들가운데 상당수는 한복장인의 손길을 거쳐 요즘 유행에 맞춰 새로 탄생된 것들입니다.
소매폭이 넓던 저고리는 폭이 좁게, 고름은 짧고 좁게 슬림하게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정종호 / 서강대 국제한국학과 1학년
"여러 곳을 알아봤는데 대부분 비싼 가격을 부르거나 빌려주는 건 곤란하다고 해서 당황했었는데 용강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이 무료로 기증해주신 한복을 빌릴 기회가 있어서 정말 좋았고…"
장롱에 잠자고 있던 한복을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한복옷장 공유사업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이 사업 활동이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봉사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조영림 / 자원봉사자
"한복을 빌려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말 보람을 느껴요."
한복옷장 공유사업을 시작한지 11개월.
이곳에서 한복을 빌려간 사람도 100여 명이나 됩니다.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한복을 싼값으로 대여해 얻은 수입은 불우이웃돕기와 장학기금으로 쓰여집니다.
국민리포트 양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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