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가 안으로 삭이며 말하는 유형의 사람이라 오프닝 멘트 등 잘 들리지 않는 발언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진행은 깔끔했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토론이 겉돌지 않게 하는 감각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패널 중에는 ‘현장’의 소리를 듣고 싶다는 취지와 무색하게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의 위치에서 접하는 경험을 물어도 두루뭉술하게 사회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패널이 있어 아쉬웠습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경험과, 그에서 우러나온 구체적인 방안 중심으로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사전에 패널과 협의가 됐으면 합니다.
패널 구성 역시 직업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활동 면에서의 다양성도 충족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토론이 더 풍부해질 것 같습니다. (전화 연결된 이승우 교사의 콩나물 교육, 1004 지킴이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현재 패널 중에는 학교 폭력이 일어나는 학생 역학 관계에서 상주하며 미시적인 활동을 하는 이가 없었는데, 이 분은 패널로 모셨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패널 간 상호작용이 없고, ‘진행자의 질문-패널의 응답’이라는 수동적 구조도 아쉽습니다. 토론보다는 대담이나 인터뷰 같아요.
주제 별로 비중이 너무 한 쪽에 쏠리지 않도록 조정하고, 비슷한 주제는 한 흐름 안에서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미리 순서를 정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이번 토론은 가해자 처벌과 관련한 쪽에 집중하느라 피해자 보호, 치료와 관련한 이야기는 너무 적었고, 이 주제도 다른 주제와 섞여 진행돼 흐름이 흐름이 산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