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앵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시집살이는 고되고 힘들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요.
30여 년 전 일본에서 시집 와서 시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분이 계십니다.
자신의 암투병 와중에 지난 세월 한국 시어머님의 한없는 사랑에 새삼 고마워하는 한 이주여성의 편지 전해드립니다
최신영 국민기자>
(출연: 야마구찌 히데꼬 / 서울시 구로구)
사랑하는 어머님!
한국으로 시집와 30년 넘게 모시고 살아오면서 저를 많이 도와주셨는데 살갑게 고맙습니다 이런 말씀 한마디 제대로 못 드려서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모시기 힘들다는 시어머님이시지만 언제나 제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죠...
어머님의 지극한 보살핌 덕분에 제가 한국에서 잘 적응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 바쁜 저를 대신해 손자 손녀 돌봐주시고 집안일도 도맡아 해주셨죠.
일본어 강의와 사회 활동에 신경 쓰느라 집안일에 많이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 그 힘든 일을 기꺼이 해주셨죠.
못난 이 며느리는 이제서야 이기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둘째 아이 어린 시절, 열이 많이 나고 경기가 심할 때마다 저를 대신해 아이를 들쳐 업으시고 병원에 다니시던 모습 기억합니다.
아이가 의식을 잃을 때도 밤늦게까지 일하는 저를 배려해 주시느라 너무도 애쓰셨죠.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신 어머님의 희생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정을 소홀히 하는 며느리가 얼마나 한심하셨을까요?
정말로 송구한 마음뿐입니다.
몇 년 전 허리 수술하실 때 많이 불안하셨을 텐데 제가 옆에서 지켜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했어요.
지난해에는 바쁜 시간을 보내던 제가 갑작스럽게 큰 병에 걸려 자주 입원을 했었죠.
이래저래 어머님께 마음고생 너무 많이 시켜드려서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다행히 제가 퇴원하고 몸이 좀 좋아져서 어머님 진지를 차려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그래서 요즘 저 나름대로 상차림 잘 준비하느라 성심성의를 다해 신경을 쓰고 있어요.
사랑하는 어머님!
제가 항암 치료 중에도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 연극 연습과 공연에 참여할 때였죠.
어머님이 제 공연 보러 오셔서 함께 웃어주시고 박수까지 쳐주셔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작곡: 야마구찌 히데꼬
편곡: 남부아키
곡명: 두려움 안녕
제가 만든 이 노래 어떠세요?
제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어머님께 바치는 노래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님
올해도 김장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아프신 허리를 부여잡고 장 보시고 김치까지 만드시는 어머님 모습이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몰라요.
저도 나이를 많이 먹다 보니 어머님의 한없는 사랑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어머님께 입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되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맛있는 요리 만들어서 온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 만들어볼게요.
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제 곁에 계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어머님에게 너무도 감사한 큰며느리 히데꼬 올림.
(구성·촬영: 최신영 국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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