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형마트에다 SSM, 즉 기업형 슈퍼마켓의 출현으로 동네 슈퍼마켓이 큰 타격을 입고 있죠.
위기에 몰린 동네 슈퍼마켓이 골목상권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 현장포커스에서 집중 조명해 보겠습니다.
최고다 기자 자리했습니다.
동네 슈퍼마켓은 일단 영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실제 영업 상황이 어떻습니까?
네, 말씀하신 대로 동네 슈퍼마켓은 규모나 시설의 현대화 측면에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집에서 가깝다는 접근의 편이성이라든지, 소비자와의 정서적인 교감은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보다 더 나은 것이 사실입니다.
대형마트와 동네 슈퍼마켓을 직접 찾아봤습니다.
화면 보시죠.
충주시 호암동의 아파트 상가에 자리잡은 한 슈퍼마켓.
주인은 영업 준비에 부산한 모습입니다.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시간은 정오쯤.
더러 한 두명의 손님이 눈에 띄지만 취재를 하는 동안 찾아온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슈퍼마켓을 하기 전엔 도매업을 했다는 사장 이채규 씨.
충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전인 2000년대 초반엔 거래를 하는 소매점 수만 해도 80개가 넘었지만,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난 2002년 이후엔 40개 미만으로 거래처가 줄었다고 합니다.
소매점을 인수해 나름대로 가게도 늘리고 철따라 각종 판촉행사를 병행하지만 대형마트와의 경쟁은 버겁기만 하다고 토로합니다.
동네 슈퍼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가격의 면에서는 큰 이점이 없지만, 드나들기 쉽다는 데 동네 슈퍼의 매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서울시의 한 대형마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품을 사기 위해서 북적입니다.
가족단위로 쇼핑 카트를 끌면서 동네 슈퍼보다 훨씬 많은 물건을 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규모나 가격의 면에서 동네 슈퍼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많은 물건을 사야 하므로 차를 몰고 와야 하는 대형마트.
소비자들이 먼 곳까지 찾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격 경쟁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산지에서 직접 대량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중소 소매업체나 동네슈퍼와는 달리 유통 마진이 없습니다.
품목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가격이나 시설 면에서 대형마트와 동네슈퍼의 차이는 적지 않아 보였습니다.
네, 아무래도 쾌적한 쇼핑공간이나 저렴한 가격 면에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확실히 앞서가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동네 슈퍼마켓의 장점도 있지 않습니까?
아까 언급된 접근의 용이성도 그렇고, 또 요즘은 웬만한 물건은 배달이 되잖아요?
그렇습니다.
동네 슈퍼마켓도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생수나 야채 같은 물건을 곧바로 배달을 해준다거나, 철에 따라 할인 행사를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요즘 같은 계절은 정전기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전기 방지용품 반짝세일을 한다든지 하는 형태입니다.
네, 그렇게 동네 슈퍼도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유통구조의 개선 같은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네, 그래서 정부가 지난 7일 동네 슈퍼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것인데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중소소매 유통본부를 신설해 동네 슈퍼마켓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선진화된
동네 슈퍼마켓 모델인 이른바 '스마트 숍'을 육성해서, 가격 경쟁력과 쾌적한 쇼핑공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건데요.
공동구매 형태로 상품을 구입해 싼 가격에 동네 슈퍼마켓에 공급하고 있는 단체와, 시설 현대화로 대형마트에 버금가는 쇼핑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스마트 숍' 시범매장을 차례로 찾아봤습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남부슈퍼협동조합.
수원과 화성, 오산과 평택 등 주변 7개 시 330여개의 동네 슈퍼마켓이 가입한 조합입니다.
대지 1천40평에 1천개 이상의 품목을 다루고 있는 대형 유통 센터인데요.
라면이나 과자 같은 공산품을 공장에서 직접 매입해 동네 슈퍼로 바로 전달하기 때문에, 상품 구입비의 10% 정도가 절감됩니다.
상품 구입비 10% 절감은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의 가격차로 나타날까.
A 식품의 라면 5봉지 한 묶음의 경우 공장에서의 제조원가는 2천 480원.
대형마트의 경우 공장에서 곧바로 마트로 라면이 도착해 3천원에 판매하지만 동네 슈퍼마켓은 대리점과 지역 도매상을 거치면서 판매가격이 올라 3250원 수준에 판매됩니다.
10%의 상품 구매비용만 낮추면, 대형마트와 공산품 가격이 거의 비슷해진다는 결론입니다.
문제는 아직 조합에 가입한 가맹점 수가 많지 않아 다양한 품목을 공급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조합도 가능한 한 많은 슈퍼마켓의 가입을 통해 구매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서초구 양재동에 자리 잡은 동네 슈퍼마켓.
정부가 2012년까지 2만개 가량을 육성할 계획인 '스마트 숍'입니다.
대형마트보단 작지만 100평이 넘는 평수에 야채와 정육점까지 구비돼 있어 쇼핑에 편의를 높이고, 시설도 현대화 돼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스마트 숍은 시설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서비스 의식까지 교육으로 변화시켜, 동네 슈퍼마켓의 낡은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탈피한다는 구상입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서민의 벗 동네 슈퍼마켓.
정부의 지원 정책과 슈퍼마켓들의 자구노력이 합쳐진다면, 다시 한번 동네 슈퍼의 전성시대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 합니다.
네, 역시 핵심은 가격 경쟁력과 쇼핑 환경이군요.
공동 물류센터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스마트 숍 개념을 도입해 쇼핑 환경까지 개선한다면, 소비자들도 끊었던 발길을 돌리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부는 유통구조 혁신과 스마트 숍 육성에 3년간 6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인데요.
일단은 스마트 숍 육성에 많은 자금을 들이고, 하반기에 유통본부 신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전국 5만여개의 슈퍼마켓에서 연간 2200억원 이상의 상품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네, 저렴한 가격과 서비스 향상을 통한 공정한 경쟁이, 동네 슈퍼마켓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최고다 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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