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지혜를 얻는 <책으로 여는 세상> 시간입니다.
네, 오늘도 북칼럼리스트 김성신씨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Q1>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 얘기하는 가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요.
오늘은 어떤 책 소개해 주실 건가요?
A1> 네, 계절마다 우리가 명명하는 의미가 여럿 있는데요. 특히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에서부터 수확의 계절, 남자의 계절, 방금 말씀하신 독서의 계절 등등 그 의미가 유난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사색의 계절인데요.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가을엔 왠지 우리의 생각이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지금까지 아무것도 아니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왜 그렇지?’하고 새삼 의문을 품게 되기도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우리의 고정관념에 그런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영국에서 작가 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피터 케이브가 지은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인데요.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책, 화면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Q2>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확 끄는데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 있을지 궁금한데...책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죠.
A2> 네, 아쉽게도 사람을 왜 먹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정답은 책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실용철학서이기도 한데요. 책에서는 우리가 지금껏 가지고 있는 일상과 상식에 다양한 방식으로 의문을 품게 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바로 그 과정자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향해 우리의 눈을 열고 ‘나’를 열게 해 주는 “철학”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이를테면 이런 거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람을 왜 먹으면 안 되는가? 두 분께 묻겠습니다.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될까요?
사람을 먹으면 안 된다는 이유를 말씀하셨는데, 혹시 얼라이브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나요? 거기 보면 비행기가 눈 속에 추락했는데 생존자들이 살기 위해 사체를 먹습니다.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너무 극단적인 예인가요? 그럼 소나 닭, 물고기들, 심지어 개까지 우리는 수많은 다른 동물들을 아무렇지 않게 먹는데 우리에게는 그들을 먹을 권리가 있는 걸가요? 계속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만 하게 되는데요.
저자는 우리는 과연 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의 실체는 과연 뭘까? 우리는 왜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을 구해야 하지? 일어날 일은 정말 어떻게 해도 일어날까? 와 같은 33개의 질문을 통해 똑떨어지는 정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자기 생각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책을 읽는 다양한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생각하는 것인데요. 그 묘미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Q3>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답이 나오는 요즘 같은 때에 생각의 씨앗을 던져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소개해 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A3> 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영화를 통해 철학을 만나게 해 주는 <영화관 옆 철학카페>라는 책입니다.
영화와 철학...영화는 가볍고 철학은 무겁게 느껴지시나요? 철학이 조금만 쉽고 재미있다면...하고 아쉬워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 싶은데요. 저자는 희망과 행복, 시간과 사랑, 죽음과 성에 관해 각 세편씩의 영화를 선정해서 그 이야기를 다양한 철학자들이 이야기한 철학으로 다시 읽어줍니다.
영화 러브레터와 아우구스티투스, 박하사탕과 에리히 프롬, 중앙역과 키에르케고르를 만나게 해 주는데요. 유명한 영화를 골라서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하는 주제에 대해 아주 쉽게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Q4> 영화와 철학, 언뜻 잘 연결이 되지 않는데요.
책에 나온 영화 중에 한 편만 소개해 주시죠.
A3> 네, 나온지는 꽤 됐지만 기억하는 분들은 많으실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저자는 행복에 관한 철학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영화에는 낙천적이고 재치 넘치는 주인공 귀도와 그의 아내 도나, 그리고 그들의 아들 조슈아가 등장합니다. 영화 초반부에는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귀도가 자신의 그 별볼 일 없는 상황 속에서 도나와 결혼하는 등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중후반부에는 유태인 수용소 생활 속에서도 희망과 행복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요. 초반부의 주어진 상황 속에서 만든 행복에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것을 반복해 외우며 정신을 집중하면 이뤄진다는 쇼펜하우어의 자기암시법을, 행복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만든 행복에서는 인간이 운명이나 죽음은 바꿀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스스로의 관점과 태도는 조절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운명과 죽음에 승리할 수 있다는 스토아 철학을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수작들만 소개하고 있는데 이 가을, 오래된 영화도 다시 한 번 보시면서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책들과 함께라면 철학이 얼마나 쉬운지, 또 철학이 내가 살아가는 것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네, 그동안 어렵게만 느꼈던 철학이 한결 가깝게 다가온 느낌인데요.
오늘도 유익한 책 정보 주신 김성신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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