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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오페라 투란도트 [음악이 흐르는 세상]

정보와이드 모닝

오페라 투란도트 [음악이 흐르는 세상]

등록일 : 2010.01.08

매주 금요일,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음악이 흐르는 세상>시간입니다.

오늘은 수준 높은 오페라 공연을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만나보는 시간이죠.

작년 10월부터 무대를 스크린으로 옮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올해도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은 계속된다고 합니다.

이달에는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화면 함께 보시죠.

네, 오늘은 ‘오페라 투란도트’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유정우 클래식평론가 나와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달에 한 편씩 세계 정상급 오페라 공연을 보면서 저희도 오페라 박사가 되어가는 기분인데요.

Q1> 오늘 소개해주실 ‘투란도트’도 많이 기대가 됩니다.

어떤 작품입니까?

A1> 푸치니 예술세계의 최정점에 위치한 획기적인 작품.

"투란도트"는 그 소재부터가 푸치니의 이전 오페라들과는 확실하게 구별될 정도로 독창적이다. 각각 일본과 미국을 배경으로 삼은 "나비부인"과 "서부의 아가씨"에서 이국적인 소재를 솜씨있게 다뤄내는 탁월한 예술적 감각을 선보인 바 있는 푸치니지만, "투란도트"는 이국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전설시대 중국에서 펼쳐진 가공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또한 신랄하고 유쾌한 풍자극 "쟈니 스키키"를 제외한다면, 그의 오페라 대부분은 남녀 주인공의 이별과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반면, "투란도트"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이 시간에 만나봤던 푸치니의 작품, ‘나비부인’과 ‘토스카’가 모두 비극적 사랑이야기였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Q2> 결말 말고도 ‘투란도트’가 앞선 두 작품과는 또 다른 점이 있다고요?

A2> 푸치니는 다른 작곡가들의 관현악법을 철저하게 연구, 그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섭취하는데 열심이었다. "투란도트"의 경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파르지팔"이 주요 참고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정설인데, 신비감이 넘치는 바그너 관현악의 반음계적 무한선율과 감성적인 색채감이 그의 주목을 끌었다. 푸치니가 즐겨 쓰던 또 하나의 음악어법인 드뷔시류의 인상주의적 기법도 이제는 원숙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이는 3막 첫머리의 환상적인 화음진행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5음 음계와 4음 음계를 번갈아 사용하여, 전음계 음악에 익숙해져 있던 이탈리아 청중들에게 조성의 모호함이 던져다주는 신비감을 창조해낸 것과, 뒤뚱거리듯 불균형적인 8분의 5박자로 동양적인 선율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 또한 분명 푸치니만의 탁월한 능력이다.

"투란도트"의 가장 큰 음악적 특징이라면 대편성의 관현악이 가져다주는 음향적인 풍요로움과 이탈리아 오페라에선 보기 힘들었던 폴리포니적인 구성을 들 수 있다. 5성부로 폭넓게 구성된 바이올린과 비올라, 무대 위와 뒤에 배치된 트럼펫, 트럼본, 색소폰. 그리고 팀파니, 트라이앵글, 북, 심벌즈, 공, 첼레스타, 탐탐, 글로켄슈필 등 온갖 종류의 타악기들은 "투란도트"를 푸치니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입체적인 음향효과를 갖게 만들었으며, 칼라프는 현, 투란도트는 목관과 현, 류는 목관과 현 솔로, 세 사람의 대신들은 피콜로와 첼레스타, 황제는 트럼펫을 위시한 금관 등의 식으로 각 인물과 그를 표상하는 악기들을 조합한 뒤 폴리포니적 선법을 세련되게 구사함으로써, 복잡하면서도 심오한 심리묘사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제 오페라 ‘투란도트’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해설과 함께 만나볼 텐데요.

Q3> 첫 번째 소개해주실 장면은 어떤 부분인가요?


A3> <투란도트 1막>

칼라프를 설득하며 투란도트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려는 것을 말리는 핑?팡?퐁 / 징을 울려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칼라프.

아름다운 공주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거는 왕자나,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요소가 신화나 전설 속의 이야기 같은 데요.

Q4> 공주의 수수께끼에 도전한 왕자는 어떻게 되나요?

A4> <투란도트 2막>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푸는 칼라프.

공주가 도도하고 위협적인 자세로 '이방인이여, 수수께끼는 세 개, 그러나 죽음은 하나'라고 말하자 이를 되받아 칼라프가 '수수께끼는 세 개, 생명이 하나'라고 외친다. 나팔이 울리면서 드디어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Q5> 결국 왕자가 공주의 수수깨끼를 푸는 데 성공했네요. 이대로 바로 해피엔딩이 되어버리면 조금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요.

A5> 수수께끼를 모두 풀고, 공주에게 문제를 내는 칼라프 / 칼라프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마라’.

(2막 2장) 칼라프가 모든 수수께기를 풀어내자 공주는 매우 당황해하며 '모욕적으로 쳐다보지마라. 나는 네 소유가 되진 않는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황제는 맹세는 신성한 것이라 말하고, 군중들도 이에 가세한다. 이때 칼라프가 역으로 한가지 제안을 한다. '새벽녘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보시오. 알아맞힌다면 그대의 승리. 원한다면 내가 죽으리다'

(3막) 칼라프가 계단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있는데, 저 멀리서 '왕자의 이름을 알아낼 때까지 잠들어선 안된다'며 공주의 명령을 전하는 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칼라프가 일어서서 사랑의 승리를 확신하는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못한다 (Nessun Dorma)' - 흔히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알려져있다 -를 노래한다.

어느새 총 3막으로 이루어진 ‘투란도트’의 마지막까지 왔는데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6> 투란도트의 마지막 장면은 푸치니의 작품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A6> 푸치니의 유작이 된 투란도트를 완성한 프랑코 알파노(Franco Alfano: 1876-1954).

브뤼셀에서의 후두암 수술을 마친 뒤 얼마되지 않은 1924년 11월 29일, 결국 자신이 그토록 열망했던 오페라 "투란도트"의 마지막 2중창의 완성을 보지 못한 채 푸치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푸치니가 사망하자, "투란도트"의 저작권자인 리코르디 출판사의 사장 티토 리코르디와 푸치니의 둘도 없는 예술적 동지 토스카니니는 오페라의 피날레를 대신 작곡할 인물을 급히 물색하기 시작했는데, 여러 인물들 중에서도 당시 토리노 음악원 원장으로 있던 푸치니의 친구이자 후배 ‘프랑코 알파노’야말로 자신의 개성을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으면서도, 푸치니의 음악적 스타일을 큰 왜곡 없이 살려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로 생각되었다.

알파노는 푸치니가 남겨놓은 23페이지 분량의 단편적인 스케치를 바탕으로, 앞선 장면에서 제시된 몇 가지 동기들을 활용해가며 오페라를 마무리 지었고, "투란도트"는 1926년 4월 25일 라 스칼라 극장에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역사적인 초연을 갖게 되었는데, 이 공연에서 토스카니니가 푸치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푸치니가 작곡한 3막 '류의 죽음'까지 지휘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고 관객에게 돌아서서 "마에스트로가 작곡한 것은 이 부분까지입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일화이다.

푸치니가 마지막 사랑의 2중창을 미완으로 남겨 놓은 표면적인 이유는 후두암에 따른 건강악화였지만,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결국 천성적으로 비극작가일 수밖에 없었던 푸치니로서는 오페라의 마지막을 비극의 정화 대신 사랑의 희열어린 승리로 끝낸다는 사실 자체가 스스로의 정신세계 범위 안에선 수용하기 힘든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Q7> ‘투란도트’의 마지막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A7 <낭만적인 이야기 속 푸치니의 비극 작가적 요소> 칼라프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류를 협박하는 투란도트 / 칼라프의 승리를 위해 자결하는 류 / ‘그의 이름은 사랑’을 노래하는 투란도트

잔혹한 고문에도 류는 끝내 왕자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이를 의아하게 여긴 투란도트가 류에게 이유를 묻자. 류는 아리아 '가슴 속에 숨겨진 이 사랑(Tanto amore, segreto)'을 노래한다. 공주는 초조해하며 류를 죽일 마음을 품고, 죽음을 직감한 류는 '얼음장 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라는 최후의 아리아를 마치고 위병의 단검을 뽑아 자결한다. 그녀의 희생에 깊은 감명을 받은 사람들은 칼라프와 공주만 내버려두고 슬픔에 빠진 티무르의 뒤를 쫓으며 류의 시체를 운반한다. 푸치니는 바로 여기까지 작곡하고 숨을 거두었다.

오늘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만나봤습니다.

올해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공연으로 영화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고 하니까요.

올해에는 오페라 마니아가 되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오늘 좋은 말씀 들려주신 유정우 클래식평론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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