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강제징용 이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재일동포들이 살고 있는 우토로마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마을 전체가 이주해야하는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는 열정이 가득합니다.
우토로 마을에서 오동범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내용]
현장멘트>
일본 교토 남부 우지시에있는 우토로입니다.
일제 때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입니다.
곳곳에 남아 있는 폐가와 주민들의 요구와 희망이 담긴 현수막이 마을이 처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토로는 1941년 일제 강점기 군 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던 조선인 노동자 만3천여 명의 힘든 삶과 아픈 역사가 있는 마을입니다.
이곳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머물던 합숙소입니다.
좁은 공간의 집들은 당시 노동자들의 주거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조선인들은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하나둘 마을을 떠났고 지금은 60여 세대 2백여 명이 남아있습니다.
우토로마을에 남아있는 우리 동포도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주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법정 소송에 이주 협상까지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한글 사랑입니다.
학생들이 우리 말과 글을 익히고 있습니다.
한글 교실은 열 명의 재일교포 학생들이 세 개 반으로 나누어져 진행됩니다.
열악하기만 했던 한글 교실 환경이 좋아지고 공부 방법도 바뀌었습니다.
서경덕 교수와 방송인 서경석 씨의 '한글 공부방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한글 교육에 필요한 컴퓨터, 빔프로젝터 등 교육 물품을 기증받은 덕분입니다.
인터뷰> 임해류 / 재일교포 4세
“종이나 글로 배울 때보다 소리나 영상으로 배우는 것이 이해하기 더 쉽고 마음에 듭니다.”
인터뷰> 임의안 / 재일교포 4세
“공부를 열심히 해서 우리말을 더 잘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말들도 이해하기 쉽고 더 자세히 공부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1946년 국어강습소로 문을 연 한글학교는 운영과 중단이 거듭되기는 했지만 70년 동안 우토로 마을에 우리글과 말을 지켜온 산실입니다.
인터뷰> 김수환 / 우토로마을 한글학교 대표
“아이들과 동포들이 한국에서의 관심과 지원에 대해서 기뻐하고 힘을 얻고 있고 아직 어려움이 많지만 큰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재외동포들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우리말입니다.
우리말 교육 지원을 통해 우토로 마을 어린이를 비롯해 각 나라 재외동포들의 한글 사랑과 자긍심을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일본 교토에서 국민리포트 오동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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