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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된 장애아들, "엄마 믿고 굳세게 살아라"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성인 된 장애아들, "엄마 믿고 굳세게 살아라"

등록일 : 2021.03.18

강수민 앵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들이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헌신한 어머니가 있는데요, 어엿한 성인이 된 아들의 모습에 흐뭇해하면서 굳세게 살아가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영상편지, 전해드립니다

(출연: 이미선 / 대전시 서구)

사랑하는 우리 막내 형진이에게

아빠와 연애 시절 편지 써보고 손으로 쓰는 편지는 정말 오랜만이네.

형진아, 아니 형진군!

내가 왜 이렇게 어색할 수도 있게 너를 부르는지 아니?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언제나 너와 내가 찰싹 함께 붙어살다 보니 그렇지.

엄마는 형진이와 함께여서 참 좋아

얼마 전에 네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졸업식으로 하다 보니 멋진 졸업식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축하해

사랑하는 형진아!

낳을 때부터 장애가 있어 걷지 못하는 너와 함께한 지난 생활을 돌이켜보면 참 할 말이 많단다.

학교 가는 버스를 타려고 아침 6시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났지.

그리고 학교 갈 준비하느라 너를 씻기고 옷 입히고, 밥 먹이고 너의 손과 발이 돼 살아가는 사이 어느새 네가 20대 청년이 되었구나.

엄마는 네가 무척 대견스럽기만 하단다.

아직도 큰 아기 같은 우리 형진아!

학교에 갔다, 또 병원에 치료받으러 갔다가 그렇게 돌고 돌다 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다 저물었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매일같이 늦은 밤이 돼서야 집에 돌아오던 지난 12년의 세월 정말 함께 다사다난하게 보냈구나.

많이 힘들었지?
잘 참아줘서 고마워!

우리 형진이랑 함께한 지난날 계절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봄이고, 또다시 봄이 찾아왔지...

지난 세월 돌아보면 몇 가지 잊지 못할 일이 내 머릿속을 스쳐 가는구나...

다리가 아프고 힘들어 재활 치료를 하다가 너무 울어서 도중에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까 나오기도 하고 다리 수술로 가슴부터 발목까지 오는 통깁스를 한 채 몇 달씩 지냈던 초등학교 시절도 있었지.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뛰어다니는 것은 꿈에서나 있는 일이라

내가 휠체어를 밀며 함께 산책을 다니고 물건도 샀던 너의 유일한 친구이자 동반자 같은 사이였지.

사랑하는 우리 형진아!

"부모 도움 없이 혼자서 생활할 수 있을 때가 언제일까?"하고 물으면 너의 대답은 언제나 "고등학교 졸업 때가 되면 걸을 수 있을 거야" 그랬지...

하지만 괜찮아!

이제 네가 상급학교 과정인 재활학교에 들어갔으니 엄마는 너무 좋단다.

졸업할 때까지 언제나 너와 함께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만 하렴~

어려서는 치료가 힘들어 투정을 부리고 사춘기 때는 잠도 안 자고 소리 지르고 너무 힘들게 해서 심리치료를 받도록 할 때도 있었지...

그런데 이제는 맛있는 음식을 엄마 먼저 먹어보라고 양보하기도 하고 엄마 힘들어하는 것도 알아주는 든든한 아들이 되어서 너무 기쁘단다.

몸이 불편해도 삼 형제 중 네가 제일 효자 같아서 기분이 좋단다.

사랑하는 형진아!

네가 자꾸자꾸 커지고 엄마는 점점 나이를 먹어 약해질 텐데...

너에게 그만 크라고 할 수도 없고 왠지 큰일이다.

그래도 잘 먹고 건강하게 생활하자.

이제 재활학교 다니면서 좋은 친구도 많이 만들고 예쁘고 마음씨 좋은 여자 친구도 만나서 결혼도 해야지.

엄마 아빠가 없어도 평생을 의지하며 살아갈 생각 깊은 친구를 꼭 만들렴...

그래야 외톨이로 살지 않을 텐데 그게 걱정이야 엄마는...

편지를 쓰다 보니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했나?

사랑하는 형진아!

장애인도 사회에서 보호받으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좋은 세상이 꼭 오리라

엄마는 믿는단다.

너무 근심 걱정하지 말고 지금처럼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엄마 아빠와 함께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가자.

평생 내 삶의 이유인 형진아, 아니 우리 형진군!

친구 같은 엄마를 믿고 힘내고 굳세게 살아라!

형진이를 많이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구성: 박혜란 국민기자 / 촬영: 김경양 국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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