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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국민방송

부부가 만든 농촌미술관, '문화 사랑방'으로 변신

국민리포트 월~금요일 19시 40분

부부가 만든 농촌미술관, '문화 사랑방'으로 변신

등록일 : 2022.05.09

노소정 앵커>
농촌의 문화 공간은 도시보다 한참 뒤쳐져 있는게 현실인데요.
전남 화순의 한 농촌마을에 작은 미술관을 만들어 주민들을 대상으로 미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부부가 있습니다.
지역 작가들의 전시회도 열어 마을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임보현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임보현 국민기자>
(내평마을 / 전남 화순군)
전남 화순의 한 농촌마을.
예로부터 목화를 많이 재배해 '길쌈마을'로도 불리는데요.
120가구가 사는 마을 곳곳의 담벼락을 아름답게 채운 목화 그림이 보입니다.
이 마을에서 작은 미술관을 운영하는 김선미 씨가 주민들과 힘을 모아 그린 것인데요.

(내평마을 'ㅌ' 미술관)

김 씨의 미술관은 마을 골목길 끝에 자리 잡은 아담한 2층 공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는데요.
미술관장 김 씨가 직접 수업을 이끌어갑니다.

현장음>
"우리 마을의 자랑인 길쌈하는 목화를 한번 그려보려고 해요."

오늘 수업은 검은색 천 가방에 미리 그려놓은 목화 그림에 색을 칠해보는 시간, 지워지지 않는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채색 수업입니다.

인터뷰> 김선미 / 내평마을 'ㅌ' 미술관 운영
“생활에 이 예술이 들어옴으로써 건강하고 윤택한 노후의 삶을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하고 있습니다.”

미술 교육에 참여한 주민은 7, 80대 마을 어르신 6명, 어색하지만 붓을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색칠을 시작하는데요.
바쁜 영농철이지만 자투리 시간에 즐기는 미술교육에 푹 빠집니다.

인터뷰> 장은섭 / 미술교육 받는 내평마을 주민
“오늘 제가 온 이유는 아내가 좋아하는 이 그림을 가방에 잘 칠해서 가져다주려고...”

미술관장 김 씨가 이곳에 터를 잡은 지 올해로 6년째 되는데요.
화가인 자신이 미술수업을 맡고 있지만 미술관이 생긴 것은 남편의 권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차정우 / 내평마을 'ㅌ' 미술관 운영
“여기가 제 고향이예요. 아내가 화가여서 그림 그릴 곳이 필요해 처음에는 작업실로 활용하다가 (제가) 권유해서 미술관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행여나 밑그림 밖으로 붓질이 나갈까 조심스럽게 색을 채워 넣는 어르신들.

현장음>
"손이 떨리니까 (붓이) 엄한 데로 가려고 해."

미술관장이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서툰 붓질에 힘을 실어줍니다.

현장음>
"어머니 어려우세요?"
"아니 좋소..."

할머니를 따라온 손자가 색칠을 도와드리기도 하는데요.
어르신들의 칭찬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현장음>
"아주 잘 그리네. 예쁜 것, 잘도 하네."

하얗게 칠한 목화 밑에 초록잎을 그리자 제법 탐스러운 목화 그림이 탄생하는데요.
1시간 남짓 정성을 다해 색칠을 멋지게 마무리한 어르신들.
작품을 서로 추켜세우면서 덕담을 나누기도 하고,

현장음>
"남원댁이 한 게 제일 예쁘네."
"좋네!"

손수 만들었다는 생각에 신이 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신자 / 미술교육 받는 내평마을 주민
“나들이나 시장 갈 때 들고 다닐 거예요.”

평생 경험하지 못한 미술 수업에 어르신들이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양님 / 미술교육 받는 내평마을 주민
“우리 같은 사람이 한 번씩 수업 있다고 이런 걸 와서 해보니 얼마나 좋아요.”

인터뷰> 방영단 / 미술교육 받는 내평마을 주민
“(그림을) 그려 보니까 마음이 좋아요. 노인들 머리 잘 쓰라고 이렇게 (수업을) 해주니까 고마워요.”

현장음>
"목화 예쁘게 색칠했어요!"

뿌듯한 보람을 느끼는 미술관장은 앞으로의 포부를 내비칩니다.

인터뷰> 김선미 / 내평마을 'ㅌ' 미술관 운영
“앞으로도 지역의 취약계층과 아동들, 그리고 어르신들께 또 다른 삶을 한 번 더 살게 하는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 미술관이 되고 싶습니다.”

주말에는 이곳에서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교육도 진행되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전도 수시로 열리는데요.
농촌 주민들을 위한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농촌에 자리잡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는 부부의 작은 미술관.
활발한 예술교육이 펼쳐지면서 마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임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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