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폭염으로 기후위기가 현실로 닥친 요즘, 패션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주제로 한 행사가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펼쳐져 눈길을 끌었는데요.
많은 시민이 자리를 함께한 친환경 패션쇼 현장에, 권나현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권나현 국민기자>
(장소: 뚝섬한강공원 / 서울시 광진구)
탁 트인 한강과 푸른 잔디밭이 매력적인 뚝섬 한강공원.
조명이 하나둘 켜지는데요.
한강을 배경으로 특별한 패션쇼가 열리기 전 공연이 펼쳐지면서 객석이 가득 찹니다.
막이 오른 '친환경 패션쇼', 멋진 의상을 입은 모델이 등장합니다.
단추가 여러 개 달려 있는 의상은 다양한 형태로 입을 수 있게 만들어진 것,'오래 입고 버리지 않는' 친환경 소비 방식을 제시합니다.
인터뷰> 임재혁 / 패션 디자이너
"한 가지 옷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구조적 변형이 가능한 재미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옷들이 많으니까 그 점 참고해 주시면서 쇼를 감상하시면..."
이번에는 빨간 색상이 매력적인 의상, 동물을 착취해 만든 가죽이 아닌, 닥나무 원사로 직조한 한지로 만든 것입니다.
보시는 의상은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을 재활용한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진 것, 바다 쓰레기의 46%가 폐어망 쓰레기라는 심각성을 고려한 디자인입니다.
인터뷰> 양윤아 / 패션 디자이너
"바다에서 수거되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리사이클링 나일론을 사용했는데요. 이 소재를 쓴 이유는 제가 심해 깊은 곳에서도 인간이 버린 해양 쓰레기로 굉장히 바다가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나온 폴리에스터 등의 소재를 재활용한 의상도 선보였습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 서울시가 마련한 것으로 세 팀의 디자이너와 함께 모델 90명이 참여해 친환경 소재로 만든 다양한 의상을 선보였습니다.
전화인터뷰> 고경인 / 서울시 뷰티패션산업과장
"패션 업계의 빠른 생산과 짧은 구매 주기가 온실가스 배출, 의류 폐기물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전 세계가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모델이 선보인 의상은 폐기된 웨딩드레스를 해체해 만든 댄서 의상, 정적인 웨딩드레스와는 반대로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버려지는 웨딩드레스는 무려 170만 벌! 버려지는 것을 재해석해 만든 옷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한 의상입니다.
인터뷰> 최경호 / 패션 디자이너
"저희가 지인 웨딩드레스숍에서 40일 동안 그분에게 폐웨딩드레스를 받아서 이번에 그것을 다시 분해하고 재창조하여 댄스웨어로 만들어봤습니다."
권나현 국민기자
"기후변화로 인해 이번 여름 날씨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는데요, 심각한 현실을 반영하듯 이번 친환경 패션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폭염 못지않게 뜨거웠습니다."
인터뷰> 김혁 / 서울시 성동구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도 충분히 일상룩으로 입기에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저는 당장 나오면 바로 구입할 생각은 있습니다."
인터뷰> 남의창 / 서울시 송파구
"누구나 한번 입고 싶은 관심이 가는 옷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이한 패션쇼를 감상한 시민은 3백여 명, 옷 한 벌을 살 때도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습니다.
인터뷰> 김혁 / 서울시 성동구
"한강에 와서 친환경적인 자연을 소재로 한 쇼를 볼 수 있어 너무 감회가 뜻깊었고요. 앞으로도 다양하게 자연을 소재로 해서 많은 패션쇼들이 열리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고경인 / 서울시 뷰티패션산업과장
"디자이너 세 분의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패션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글로벌 패션매거진과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패션을 주제로 화보도 펴낼 예정인데요.
패션계에도 환경을 생각하는 의상 개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촬영: 이정임 국민기자)
권나현 국민기자>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속에 관심을 끈 지속가능한 패션쇼, 친환경적으로 만든 옷이 더 많은 사람의 옷장을 채울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권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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