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으로 둔갑해 미국으로 불법 수출된 중국산 금 제품이 세관 당국에 붙잡혔습니다.
미국의 고관세를 피하려고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한국산 지위를 악용한 건데요.
올해 들어 이렇게 적발된 불법 우회수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14배 증가했습니다.
조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조태영 기자>
박스 안에서 수십 개의 비닐봉지가 나옵니다.
미국 수출용으로 포장된 중국산 금 가공제품입니다.
그런데 미 세관에 제출할 원산지 증명서에는 '한국산'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관세청은 지난달,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산 금 가공제품을 미국에 우회 수출한 국내 귀금속 업체 7곳을 적발했습니다.
우리 세관에는 외국산으로 신고하고, 미국 세관에는 허위 원산지증명서를 첨부해 한국산으로 속였습니다.
적발 규모는 총 2천839억 원에 달합니다.
미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된 한국산 지위를 악용한 겁니다.
전화인터뷰> 이정환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아무래도 중국의 관세율은 사실은 바이든 행정부부터 굉장히 많이 올렸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보다 올린 상태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세 차원에서 우회 수출하는 것이 분명 이익이 있다 (판단해서)..."
올해 미 관세 여파로 불법 우회수출 규모가 급증했습니다.
1월부터 8월까지 적발된 우회수출은 약 3천569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배 늘었습니다.
외국 기업이 한국 현지 법인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발됐습니다.
포장만 바꿔 국산으로 둔갑하는 이른바 '택갈이 수법'입니다.
관세청은 미 우회수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신설한 무역안보 특별조사단 등을 통해 집중 단속할 계획입니다.
또 AI를 활용한 수출입 모니터링도 늘릴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김예준 / 영상그래픽: 김지영)
아울러 국정원, 산업부 등 국내외 기관과의 공조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KTV 조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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