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고향'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 특별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근현대 화가들이 그린 고향의 모습을 담은 작품 2백여 점을 선보였는데요.
외국인 관람객들도 관심을 보인 전시 현장을, 김윤진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윤진 국민기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 서울시 중구)
김윤진 국민기자
"이번에 선보이는 것은 과거 고향의 푸근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인데요. 유명 작가들의 소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땅에 얽힌 복잡한 시선을 담은 미술작품을 볼 수 있는데요.
보시는 그림은 목포에서 활동했던 화가 김정현의 작품 '풍경'입니다.
현장음>
"먼 산과 바다가 배경으로 된 이러한 수묵채색화의 구도는 당시 '조선미전'이라는 일본 주도의 미술 제도의 영향을 가장 잘 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랜 세월 개인 수장고에 묻혀 있던 이 작품은 수리 복원을 거쳐 빛을 봤습니다.
향수를 노래한 정지용과 백석 등의 시가 실려 있는 작품집도 함께 볼 수 있는데요.
현장음>
"첫 구절을 보면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일본에 유학을 갔다가 돌아온 시인이 바라봤을 때 예전의 따스한 고향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라는 것을 인식한..."
8·15 광복으로 되찾은 고향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 전국 각 지역에 뿌리를 둔 7명의 작가가 그린 풍경화는 서로 다른 고향의 풍토와 특징을 보여줍니다.
현장음>
"해방된 이후에 고향에 돌아와서 그 고향을 본인들의 예술 세계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모색했던..."
보시는 그림은 이상범이 1945년 8월 15일 광복 당일 그린 것으로 알려진 작품, 새벽안개 속 자욱한 들판의 언덕을 넘어 소를 끌고 돌아가는 정겨운 모습입니다.
인터뷰> 이나영 / 경기도 고양시
"화가들이 고향을 생각하면서 우리 땅을 그리며 희망과 절망을 느끼면서 그림을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향수 고향을 그리다'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특별전, 대표적인 근현대 미술작가 75인의
풍경화 210여 점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미금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학예연구사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전시입니다. 해방 이후 분단과 전쟁, 그리고 격동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전 세계적인 K-문화 열풍으로 외국인 관람객도 많이 찾고 있는데요.
작품 하나하나에 깊은 관심을 보입니다.
인터뷰> 파티마 / 멕시코 관람객
"저는 그림에서 해방 이전 그들의 문화를 보며 평화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6·25 전쟁 이후 폐허로 변한 우리 땅을 그린 작가들, 보시는 그림은 6·25 전쟁으로 파괴된 현실을 담은 도상봉의 풍경화 '폐허'인데요, 암담한 현실을 쓸쓸한 느낌으로 묘사해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인터뷰> 조세 / 멕시코 관람객
"저에게는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에요. 이번에 서울, 한국에 처음 온 거라서 많은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6.25 전쟁 후 분단 고착화로 북녘땅의 고향은 희미한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갔는데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하는 1970년대 초 박성환의 작품 '망향', 실향의 아픔을 몽환적이고 화려한 색채의 인상주의적 기법으로 표현했습니다.
항아리를 이고 있는 여인의 주변에 그리운 대상을 그려 넣었습니다.
인터뷰> 김미금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학예연구사
"우리의 풍경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통해서 살펴보는 이번 전시가 여러분들에게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고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오는 11월 초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 휴관하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관람할 수 있고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됩니다.
(촬영: 이정임 국민기자)
김윤진 국민기자
“우리나라 근현대의 흐름을 담은 정겨운 옛 작품전, 광복 80주년을 맞아 예전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김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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